(대한성서공회부총무)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부총무)
(1)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극렬한 풀무불 같은 날이 이르리니 교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는 다 초개 같을 것이라 그 이르는 날이 그들을 살라 그 뿌리와 가지 를 남기지 아니할 것이로되 (2)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 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원적외선(遠赤外線 infrared ray)이라는 것이 있다. 가시광선(可視光線)보다 파장이 길 다. 햇빛이나 백열(白熱)된 물체로부터 방출되는 빛을 스펙트럼으로 분산시켜 보면 적색(赤 色) 스펙트럼의 끝보다 더 바깥쪽에 이 광선이 있으므로 적색 스펙트럼 밖에 있다고 하여 적외선(赤外線)이라 한다. 적외선은 다시, 적색 스펙트럼 가까이 있는 근적외선(近赤外線)과 더 멀리 있는 원적외선(遠赤外線)으로 나뉜다. 가시광선이나 불가시광선(不可視光線)인 자외 선(紫外線)에 비해 강한 열 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 때문에 열선(熱線)이라고 도 한다. 태양이나 발열체로부터 공간으로 전달되는 복사열은 주로 적외선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공업용이나 의료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강한 적외선을 방출하는 적외선전구들 이 있는 것도 살이다. 적외선 레이저가 연구용·공업용·의료용의 적외선원으로 활용 단계 에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의료 방면에서는 소독·멸균과 관절 및 근육의 치료로서 근적외선이 많이 쓰이고, 적외선 레이저빔으로서는 외과수술, 종양의 제거, 신경의 연결 등에 실용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국내의 모 기업이 상품으로 내놓은 것 가운데 "원적외선"을 방출한다고 하는 돌멩이 같은 물건을 내놓았다. 효능을 적어놓은 것을 보면 만병통치(萬病通治)의 효능을 지 닌 신기한 물건이다. 이 물건을 지니고만 있어도 거기에서 원적외선이 나와서, 변비, 위장병, 위궤양, 피부노화, 주독(酒毒), 신경통, 관절통, 무좀 등의 병이 다 났고, 두통과 멀미도 없어 지고, 고혈압이 없어진다고 한다. 동물과 식물의 성장 발육을 촉진시키고, 간장에 넣으면 쓴 맛이 없어지고, 수돗물에 넣으면 독소가 없어지면서 생수가 되고, 냉장고에 넣으면 각종 저 장품의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고, 한약 다리는데 넣으면 약효가 좋아지고, 불면증 환자는 이 물건을 쥐고만 있어도 잠이 오고... 이루 나열할 수 없는 많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원적외선이 거기에서 나오는지 여부는 차치(且置)하고서라도, 이런 효능 을, 다름 아닌, 기독교의 경전인 구약 성경이 보장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다. 선전 문구에는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라기 4:2)는 성경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여 기서 말하는 "치료하는 광선"이 다름 아닌 바로 이 원적외선이라는 것이다. "의의 태양이 치료하는 날개를 펴고서 떠오른다"라고 하는 이런 표현이 구약 성서 안의 다른 곳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말라기서에만 나오는 독특한 표현이다. 다만 하나님을 "해"라고 비유한 것, 곧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시라"(시편 84:11)라고 하는 표현이 시 편에 한 번 나올 뿐이다. 이사야서 60장 1절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는 표현과 19절 "다시는 낮에 해가 네 빛이 되지 아니하며 달도 네게 빛을 비취지 않을 것이요 오직 여호와가 네 영영한 빛이 되고 네 슬픔 의 날이 마칠 것이니라"에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떠오르는 해에 견주어 진술하는 것이다. 말라기서 4장 1-2절의 내용은, 심판의 날이 닥치면, 하나님을 우습게 보던 이들 곧 "교 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말 4:1)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이들"(말 4:2), 이들 둘 사이에 그 차이가 드러날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의의 태양"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들의 모든 상처를 치료해 줄 것이며, 그러면 그들은, 마치, 송아지가 좁은 외양간에서 나와서 광 활한 초원에서 마구 뛰노는 것과 같은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을 말하는 것이다. 말라기서 4장 2절의 "치료하는 광선"은 태양에서 나오는 온갖 광선을 다 말하는 것이지 특별히 원적외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의의 태양"은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을 말하는 것이지 단순히 열을 발하는 피조물로서의 태양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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