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 자료

공동체성서연구자료 (2000. 4)

공동체로 모여 읽는 말씀

글쓴이 : 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 인용성서는 표준새번역입니다.

예수의 공생활의 절정은 수난과 부활에서 이루어집니다. 교회력을 따라 예수의 생애를 배우며 닮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어느 절기보다 바로 이 수난과 부활을 기리는 절기가 들어 있 는 4월은 더욱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계절이 됩니다.
우리가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 뜻을 깊이 새기고자 할 때, 우리는 먼저 우리의 됨됨이를 되짚어 봅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셔서 수난을 당하신 근본 이유는 우리가 하나 님의 작품임을 잊어버리고 사는 데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손수 만 드신 작품을 오로지 창조주의 뜻에 맞춰서 살아야 하거늘 우리는 이것을 잊어버리고 살기 때문입 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작품으로 만드시고, 사랑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며 살아 있게 하시고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게 하시고 마침내 그리스도와 더불어 앉게 하십니다. 이 뜻을 발견하고 거기에 맞춰 사는 것이 구원입니다.
율법을 주시고 예언을 허락하신 뜻도 따지고 보면, 사람이 하나님의 창조의 뜻을 깨닫게 하시 고자 함에 있습니다. 전통의 틀에 묶여 빈 껍데기만 붙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 속 에서 그 뜻을 재발견하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 시대에는 새 언약을 발견하고 거기 에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가 수난의 과정에서 겸비하나 의연한 삶을 사신 것도 이 뜻을 살 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끝내 부활, 그 영원한 잔치를 벌이시는 목적도 이 뜻이 역사 속에 성취되어 평화와 용서의 문 화를 이루게 하시는 원동력이 되게 하심에 있음을 재발견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작품인 우리 는 부활을 온 몸으로 증언하며 또한 부활이신 예수와 더불어 그 부활을 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작품

사순절 후 넷째주일(2000. 4.2)

4 그러나 하나님은 자비가 넘치는 분이셔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사랑으로, 5 범죄로 죽었던 우 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6 하나님께서 그리 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살리시고, 하늘에 함께 앉게 하셨습니다. 7 그것은, 하나님 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로 베푸신 그 은혜가 얼마나 풍성한지를, 앞으로 올 모 든 세대에게 드러내 보이시려는 것입니다. 8 여러분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 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9 구원이 행위에서 난 것이 아 님은, 아무도 그것을 자랑할 수 없게 하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10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렇게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4-10>

<해설>

에베소서는 일반적으로 학자들에게, 바울이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제자가 편집하여 기록한 편 지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본문은 바울 자신의 신앙과 사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 습니다.
이 본문은 세례식 찬미를 인용하고 있으며, 골로새서 2장이나 로마서 6장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복음 선포(Kerygma)의 중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성례전적인 찬미는 예수 그리스도 와 함께 죽고, 또 그분과 함께 다시 살아날 것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례식의 찬미는 늘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직결되지만, 특히 에베소서에서는 그리스도 와 더불어 부활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리셔서 하늘에서도 한 자리에 앉 게 하여 주셨다는 것을 밝혀 줍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결국 우리에게 끊임없는 도덕적 회개를 통하여 고난받으시고 부활하신 주님 과 함께 사는 삶에 합당한 노력을 계속하라고 촉구하는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말씀의 나눔>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잠시 명상하십시오.

3. 명상을 함께 나누십시오.

4. 여러분은 세례를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세례를 받을 사람으로서, 예수와 더불어 수난을 당하고 그분과 더불어 부활할 것을 어떻게 믿고 또 받아들입니까?

5.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리시고, 하늘에 함께 앉게 하셨습니다”라는 말씀에 대하여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며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 하겠습니까?

6. 구원은 사람의 공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흔히 값없이 주신 은총을 값싼 은총으로 전락시키기를 잘 합니다. 구체적인 경우를 예로 들어가 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7. 여러분이 자신을 하나님의 작품으로 느낀다면 어떻게 살아야 마땅할까요?

새 언약, 새 시대

사순절 후 다섯째주일(2000. 4.9)

31 “그 때가 오면,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유다 가문과 새 언약을 세우겠다. 나 주의 말이다. 32 이것은 내가 그들의 조상의 손을 붙잡고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오던 때에 세운 언약과는 다른 것이다.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은 나의 언약을 깨뜨려 버렸다. 나 주의 말이다. 33 그 러나 그 시절이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언약을 세울 것이니, 나는 나의 율법을 그들의 가슴 속에 넣어 주며,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34 그 때에는 이웃이나 동포끼리 서로‘너는 주를 알아라’ 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작은 사람으로부터 큰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모두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다시는 기억하지 않겠다. 나 주의 말이다.”
<예레미야 31:31-34>

<해설>

흔히 위로의 책으로 불리는 30-33장에서 예레미야는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고 있는 유대인 들에게 예언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해 내실 때 맺으셨던 옛 언약을 깨뜨린 백성들의 불충실과 죄의 결과로 포로가 되었다고 역사를 해석합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민족의 장래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의 말을 수록한 이 위 로의 책에서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새 언약을 맺으실 것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제는 옛날처럼 돌 판에 쓰시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백성의 가슴에 법을 새겨 주시고, 새 언약 을 써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야훼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이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바로 알게 됩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백성 이 하나님의 법을 어기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뜻합니다.
계약이나 언약은 그것을 맺은 양측이 지킬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사람 사이의 계약에서 는 어느 한 쪽이 깨뜨리면 그것은 끝이 납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인간이 맺은 언약은 인간이 깨 뜨려도 하나님은 참으시고 용서하시고 회복시켜 주시기에 크나큰 자비와 은총을 거기서 찾게 됩 니다. 그래서 예레미야 31:31-34절의 말씀은 성서 전체를 통해 가장 심오하고 감동적인 구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성취된 것을 우리는 믿기 때문 입니다.

<말씀의 나눔>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잠시 명상하십시오.

3. 명상을 함께 나누십시오.

4.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계약)을 어떻게 깨뜨렸으며, 그것은 오늘 여러분의 생활 과 견주어 보면 어떤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까?

5. 여러분의 마음에 하나님의 법을 새겨 주신 것을 어떻게 느끼며 받아들입니까?

6. 모두가 새 언약에 충실할 때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본다면, 새 언약에 충실하기 위하여 오늘 우리는 무엇을 결단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까요?

7. 오늘의 본문을 시, 동요, 또는 짧은 기도문으로 바꾸어 보십시오.

겸비하나 의연한 삶

종려주일(2000. 4.16)

9 도성 시온아, 크게 기뻐하여라. 도성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네 왕이 네게로 오신다. 그는 공의로우신 왕, 구원을 베푸시는 왕이시다. 그는 온순하셔서, 나귀 곧 나귀 새끼인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10 “내가 에브라임에서 병거를 없애고, 예루살렘에서 군마를 없애며, 전쟁할 때에 쓰는 활도 꺾으려 한다. 그 왕은 이방 민족들에게 평화를 선포할 것이며, 그의 다스림이 이 바다 에서 저 바다까지, 유프라테스 강에서 땅 끝까지 이를 것이다. 11 너에게는 특별히, 너와 나 사이 에 피로 맺은 언약이 있으니. 사로잡힌 네 백성을 내가 물 없는 구덩이에서 건져 낼 것이다. 12 사로잡혔어도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아. 이제 요새로 돌아오너라. 오늘도 또 말한다. 내가 네 게 두 배로 갚아 주겠다.
<스가랴 9:9-12>

<해설>

오늘의 본문은 흔히 종려주일과 연결됩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이가 나타나기만 하여도 기 쁜 법인데, 하물며 그토록 오래 기다리던 메시야가 오신다면 얼마나 기뻐서 환성을 지르겠습니 까? 그 오시는 모습이 또한 독특합니다. 약속되어 있는 대로 오십니다. 그것이 메시야로 오시는 이의 표징입니다. 메시야 시대가 열리는 신호입니다.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그분은 어린 새끼 나귀를 타고 성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것 은 일시적인 감동이나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가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바로 시편 118편의 말씀을 인용하여 찬미하였고, 동 시에 그들은 오늘의 본문인 스가랴 9:9-12를 연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기다리던 메시야가 어린 새끼 나귀를 타고 들어가신 것은 겉모습만 드러내는 신호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메시야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행동을 하실 분인가를 가르쳐 주는 깊은 뜻이 담겨 있 습니다. 그것은 사실상 공생활을 시작하신 이후 예루살렘으로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가시기까지 보여 주신 예수의 정체를 여실히 드러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약하고 힘없고 가난하고 낮은 백성,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한없이 겸손하시며, 그들과 자신을 동 일시하였던 분으로서, 힘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떳떳하고 의연하게 서셨던 모습을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말씀의 나눔>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잠시 명상하십시오.

3. 명상을 함께 나누십시오.

4. 정의를 세워 찾아 오시는 것과 겸비하여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것이 서로 어떻게 연결된다고 생 각합니까?

5. 병거와 군마를 없애고 활을 꺾어버리는 등 모든 무기를 없애고 평화를 선포하는 힘이란 힘을 다 생각해 보고 그 가운데서 가장 진실된 힘이 무엇인지 찾아보십시오.

6. 겸비하나 의연한 삶이 어떻게 가능하며 또 그러한 삶이 어떻게 정의를 세우고 평화를 선포하 는 데로 이어질까요?

부활, 그 영원한 잔치

주님의 부활(2000. 4.23)

1 안식일이 지나니,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와와 살로메는 가서 예수께 발라 드리 려고 향료를 샀다. 2 그래서 이레의 첫날 새벽, 해가 막 돋을 때에, 무덤으로 갔다. 3 그들은 “누 가 우리를 위하여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려내 주겠는가?”하고 서로 말하였다. 4 그런데 눈을 들어서 보니, 그 돌덩이는 이미 굴려져 있었다. 그 돌은 엄청나게 컸다. 5 그 여자들은 무덤 안으 로 들어가서, 웬 젊은 남자가 흰 옷을 입고 오른 쪽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몹시 놀랐다. 6 그가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놀라지 마십시오. 그대들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나사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습니다만, 그는 살아나셨습니다.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그를 안장했던 곳입니 다. 7 그러니 그대들은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십시오. 그는 그들보다 앞서서 갈릴 리로 가십니다. 그가 그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들은 거기에서 그를 볼 것이라고 하십시오.” 8 그들은 뛰쳐나와서, 무덤에서 도망하였다. 그들은 벌벌 떨며 넋을 잃었던 것이다. 그들은 두려워 서,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못하였다.
<마가복음 16:1-8>

<해설>

이 전승의 배경에 있는 역사적 사실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주일 아침 이른 새벽에 예수의 무 덤에 갔을 때 빈 무덤을 발견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여인들의 증언 이상의 것을 얻을 길 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입니다. 결국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도 그 여인들의 보고를 받아들였고, 따라서 초대 교회 공동체는 이 보고 를 토대로 하여 부활 선포의 틀을 가다듬었던 것입니다.
흰 옷을 입고 있는 젊은이가 예수는 다시 살아나셨고 여기에는 계시지 않다고 메시지를 전하여 주었을 때 여인들은 이미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나타나시는 현현 앞에서 인간이 으레 껏 나타내는 반응이기는 하지만, 이 여인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갈 릴리로 가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아무에게도 전하지 못하는 결과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다시 사신 주님께서 갈릴리로 먼저 가실 것이라는 메시지의 의미는 대단히 중대하고 또 핵심적입니다. 갈릴리는 복음 선포가 시작된 곳,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한 곳, 억압 과 소외감이 절실한 곳, 부활이 지닌 변화의 능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며 생생하게 증거 되어야 할 곳이었기에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보다 먼저 그 곳으로 가겠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빈 무덤에서 우리는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메시지를 전달받고 확인하는 것뿐이고, 부활하신 주 님의 현존 즉 부활이신 주님이 계신 곳은 갈릴리임을 생각할 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기 원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갈릴리로 달려가야 합니다. 부활, 그 영원한 잔치, 하나님이 베푸시는 잔치를 위 해서도 우리는 갈릴리로 달려가야 합니다.

<말씀의 나눔>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잠시 명상하십시오.

3. 명상을 함께 나누십시오.

4. 막달라 마리아와 그 밖의 여인들은 어떤 심정에서, 그리고 무슨 목적으로 예수의 무덤에 갔을 까요?

5. 흰 옷을 입은 젊은이가 전한 메시지의 뜻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6. 다시 사신 예수께서 갈릴리로 먼저 가실 것이라고 하는 뜻은 무엇이며 오늘 우리에게는 무엇 을 뜻합니까?

7. 여인들이 전해야 할 메시지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어떻게 풀이합니까? 여기에 비추어 우리는 무엇을 회개하며 결단해야 할까요?

평화와 용서의 문화

부활절 후 둘째 주일(2000. 4.30)

19 그 날, 곧 주간의 첫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대인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오시어, 그들 가운데 서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하셨다. 20 이 말 씀을 하시고,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를 보고 기뻐하였다. 21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셨다. 22 이렇게 말씀하신 뒤에, 그들에게로 숨을 내뿜으시고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23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해 주면 사해질 것이요, 사해 주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 불리는 도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보았소”하고 말하였 으나, 도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의 손에서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소”하고 말하였다. 26 여드 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안에 있을 때에, 도마도 함께 있었다. 문이 잠겨져 있었는데, 예수께서 오시어 가운데 서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 하고 인사하셨다. 27 그런 다음에, 도마에 게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서 내 손을 만져 보고,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래서 의심을 떨치고 믿음을 가져라”하고 말씀하셨다. 28 도마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 하고 대답하니, 29 예수께서 도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았으므로 믿느냐? 나를 보지 않 고도 믿는 사람은 복이 있다.” 30 예수께서는 이 책에 기록하지 않은 다른 많은 표적도 제자들 앞에서 행하셨다. 31 그런데 여기에 이것이나마 기록한 목적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예수가 그리 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 이다.
<요한복음 20:19-31>

<해설>

오늘의 본문은 부활하신 주님의 출현을 두 가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 과 그 중의 한 사람인 도마에게 나타나신 것이 그것입니다. 출현 장소를 누가와 요한은 예루살렘 으로 기록하고, 마태는 갈릴리로 기록하고 있음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출현에서는 부활하신 주님이 평화와 용서를 선포하시며 성령을 받으라고 하십니다. 그 리고 제자들은 이제 바야흐로 사도(보내심을 받는다는 뜻)로서 명실공히 부활하신 주님에게서 보 내심을 받습니다.
두 번째 출현에서는 소위 의심하는 도마가 믿는 도마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속사도 시대(續使徒時代)의 관심을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부활하신 주님을 보지 않고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해답은, 만나 보는 것도 반드시 믿음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 라는 점입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을 때 펄쩍 뛰며 기뻐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 보지 못한 사람도 기뻐서 펄쩍 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 증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증인이 되기 위하여 주님을 만났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증 언을 통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믿을 수 있도록 증언할 수 있게 된 것입니 다.
결국 이 믿음은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그분은 죽은 자들 가운데 서 다시 살아나신 분임을 믿는 것”입니다. 이 부활 신앙은 곧 평화와 용서의 바탕이며, 평화와 용서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이 됩니다.

<말씀의 나눔>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잠시 명상하십시오.

3. 명상을 함께 나누십시오.

4. 부활하신 주님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제일 먼저 “샬롬!”(너희에게 평 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5. “성령을 받아라”하시고 용서의 특권을 아울러 허락하신 뜻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6.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시는 뜻이 오늘 여러분에게는 무엇을 뜻합니까?

7.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부활 신앙이 평화와 용서로 이어지려면 우리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일러두기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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