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 (2002. 6)
에니어그램 영성 (15회)

6번 유형 : (충성가)
충실하면서 의존하지 않으며 용감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사람은 저마다 만 6세를 전후하여 확정된 성격 유형에 따라 독특한 속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대로 습성이나 버릇으로 나타납니다.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삶의 기계성(mechanical-ness)이란 것도 어느 만큼은 이런 버릇을 두고 하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골방에 처박히는 버릇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저마다 버릇이 있는데 6번 유형은 기대는 버릇이 있습니다. 누군가 의지할 만한 사람을 찾아서 의존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의존하기는 하지만 6번 유형은 특히 강한 속성으로 나타납니다. 적당히 의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문제입니다.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 즉, 의존하지 않는 것이 독립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 강하면 개인주의적이거나 독선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의존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모두에게 적용될 것이지만, 특히 6번 유형에게 있어서 의존과 독립과 상호의존의 역학은 매우 중요합니다.

6번 유형은 일찍이 아버지를 좋아하고 아버지와 적극적인 애정의 표현과 관계를 경험합니다. 어려서 아버지는 긍정적으로 볼 때 아이에게는 영웅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의존하게 됩니다.

아버지에게 의존하면 안전합니다.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는 동안은 안전하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아버지의 기대(가치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게 됩니다. 그래서 언제나 충실하려 합니다.

6번 유형의 어린이 에니어그램은 모범생의 기질로 나타납니다. 질서, 규칙, 제도 같은 것을 잘 지킵니다. 이런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일탈은 될 수 있는 만큼 기피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모범생이 아닌 만큼,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면서 6번 유형은 속으로 의구심을 갖고, “왜 나만 이렇게 지키며 충실해야 하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더 강해지면 불안해지기도 하고, 한발 더 나가면 홱 뒤집어 버리고 싶기도 하여 때로는 예기치 못한 돌출 행동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기대 서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 수 있는 일인데,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내가 기대고 있을 때 상대방이 비켜나면 넘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의존하는 사람은 버릇이 들어서 타성적으로 기댈지라도 언제나 그가 비켜서면 넘어질 것을 생각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안해집니다. 6번 유형에게서 발견되는 불안은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 불안이 심해지면 걱정이 되고, 이것이 강해지면 두려움으로 발전합니다.

6번은 걱정이 늘 많습니다. 그러나 타당한 걱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기우도 많이 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 곁에 있으면 걱정이 사라지고 편안함을 느끼기에 안전했었는데, 이 성향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되고, 아버지 곁을 떠나서 살게 되니까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불안한 심리가 커지면 기우 또한 늘어납니다. 심지어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불을 끄려다가도 천장에서 불이 뚝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기도합니다.

6번 유형은 이런 특징을 빼고는 대체로 편한 사람들입니다. 모범생이고 충실하니까 주변의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속마음이나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잘 하기 때문에 6번 유형들은 친구들의 사정을 잘 압니다. 얼굴 생김새도 대체로 편하고, 태도나 관계도 무난합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뭔가 잘못되지 않나’ 하고 불안해하며 걱정을 합니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혹시라도 상대방이 상처를 입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합니다. 조심성이 지나치면 자신있게 행동하지 못하고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불안이 가중되면 딜레마에 빠져들게 되어 친구를 끌어들이는데, 결과적으로 더욱 콤플렉스를 느끼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안전 제일주의에 빠질 정도로 질서와 규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하며 살아 온 만큼, 매사를 정석대로 처리해야 편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융통성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 이럴 때면 스스로 결정을 내리거나 책임을 지는 일이 버거워집니다. 따라서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하는 권위적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인물에게 순종하며 순응적인 자세로 임하게 됩니다.

그러나 6번 유형이 자신감을 지니고 살게 되면 남을 의존하는 대신에 자신을 의존하게 되고 자신을 신뢰할 만 하다고 생각하며 편안해집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더불어 독립심을 확인하며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됩니다. 6번 유형의 격정이 공포로 나타나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며 용기가 커다란 덕목으로 나타납니다. 역사적으로도 불의한 군주나 부도덕한 지도자에 대하여 반항하며 혁명을 일으킬 만큼 용기를 드러낸 이들이 바로 충성가형인 6번유형입니다.

의사 또는 열사가 종종 6번 유형에서 나오는 것을 주목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편하고 충실하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던 충실한 사람이, 의분을 참지 못해 나설 때는 예상을 깨고 용기를 드러냅니다. 오늘날 세계 여러 곳에서 신념과 확신 때문에 자신의 몸을 던져 싸우며 자기 희생을 감행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그와 같은 것임을 보게 됩니다.

확신을 갖게 되면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 바로 6번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의지하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신뢰와 확신의 바탕에서 진정한 용기가 나오기로 말하자면, 하나님을 의지할 때 나오는 용기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용기가 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이치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6번 유형이 참된 용기를 갖게 되면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살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편견을 갖지 않고 모두를 이해하며 그들의 이익과 공동선을 위하여 비전을 제시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며 실천합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에게 있는 진정한 권위를 발견하고 지도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6번 유형이 평소에는 모범적이며 충실한 반면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는 걱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 보기에는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데도 자기 스스로는 콤플렉스를 지니고 삽니다. 이런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3번 유형의 격정인 속임수를 쓰는 데로 퇴화하기도 합니다. 정체성의 위기와 함께 자기기만의 늪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스스로 자립에 나태하게 됩니다. 그러나 평상심에서 한 수준 높아지며 건강한 자신감을 지니고 충실한 데다 용기를 갖추게 되면 9번 유형의 덕목인 근면과 행동으로 발전합니다. 이렇게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면 스스로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자립할 뿐 아니라 관용과 화해를 탁월하게 드러내며 평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게 됩니다.

모든 성격 유형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진실이지만, 6번 유형에게 있어서도 다시 확인됩니다. 즉, 격정이 공포로 나타날 때는 남 보기에도 안타까운 단점이지만, 변화하여 덕목이 나타나면 아주 좋은 장점으로 진정한 용기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