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금년부터 다솜 학교에서는 오랫동안의 숙원이었던 부모와 함께 하는 교육을 시작하였다. 전인 교육을 목표로 -사실은 좋은 지도자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대안 교육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의식은 달라지고 행동이 변화하고 있지만 가정에 돌아가서는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시각이 되지 않으면 교육의 효과가 별로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더욱이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고부터는 오히려 부모와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는 위험이 생기게 되었다.
YWCA를 통해서 엄마와 함께 하는 다솜 학교를 할 때에도 엄마와 어린이와는 대화가 통하지만 아빠와는 또 벽이 생기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엄마, 아빠와 함께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남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일생을 살아가는 지도자 열 명만 키워진다면 우리는 만족하자고 교사회의에서는 다짐을 하였다.
2002년 부모와 함께 하는 첫 수업 시간에,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임지은이가 와서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가 6년 동안 다솜 학교에서 배운 공동체성이 대학교에 가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말해 주었다. 서울대에 들어 온 친구들인데도 어떤 것을 이야기할 때 자기표현을 잘하지 못하여 한 시간 이상을 가만히 있는다고 하였다. 누군가가 앞장서면 그냥 끌려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뒤에서 불평한다고 한다. 그런 중에서 자기가 의견을 내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낸 이야기를 해 준 것이다. 작은 일 같지만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생각하면서 대학 생활을 출발하는 지은이에게 우리 모두는 감사와 찬사를 보내주었다.
부모와 함께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남을 향한 이해의 폭을 넓혀 간다면 건전한 가정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좋은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