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둘러앉기만 하면 나라 이야기들을 한다. 모두 정치가인 것처럼, 모두 전문가인 것처럼 말한다.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말 하면서도 너무나 자신 있게 말들을 한다. 많은 말들 중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이 더러 있으면 “그것 봐! 소문이 다 맞다니깐…” 하면서 즐거워한다.
나는 요즘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혼자 속앓이를 한다. 어쩌면 불안하기도 하고 또한 화가 나기도 한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전화를 한다. “요즘 남한에는 간첩이 몇 십만이 깔렸다죠?” “네? 누가 그래요? 그러면 그 간첩들이 무슨 일을 한 대요?” “전쟁 반대도 하고, 촛불 시위도 하고 그런대요.” 나는 대답한다. “그렇다면 나도 간첩이네요?” 여성 단체에서 도 물론 시위를 하지만 기독여성들이 연대를 하여 매일 기도회를 열고 있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 중에 간첩이 끼어 있는지는 몰라도 정말 하나님께 전쟁이 없는 세상을 바라며 기도하며 시위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 IMF보다 더 하대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엔 전기도 아끼지 않고 해외 골프 여행을 다니며 돈을 있는 대로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렇게 걱정이 되면 양심적으로 사업을 해야 하고 다같이 잘 살기 위해 자기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둘러앉아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실천을 하기보다 그냥 가십으로 말하는 모습이 보여서 마음이 아픈 것이다. “대통령이 일하는 능력이 검증이 안된 사람들을 많이 쓰고 있어”….
그렇다면 일을 어떻게 하는지 조금 기다려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전에는 각료를 발표할 때 일을 많이 한 사람들이 있으면 “새로운 인물 하나도 없고 그놈이 그놈이야” 이런 말들을 얼마나 많이 하였는가? 모여 앉아서 아무렇게나 하는 말이 우리 국민들 전체의 기를 얼마나 없애는 일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하려면 오히려 자기의 의견을 서로 나누었으면 좋겠다. 이야기하는 상대방과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기의 생각을 말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다가 잘못된 것이면 고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남의 이야기를 거르지도 않고 옮기다 보면 나라를 걱정한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나라를 헤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정치가들이나 언론들이 자기 입장에서 상대방을 헤치기 위해 흘러 내 놓은 말들이 순진한 백성들을 혼미하게 했던 기억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이제는 그런 소용돌이에 말려들지 말자는 말이다. 그렇게 하기 이해서는 어떤 말들이 돌 때에 그 말을 검증해 보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나라 걱정을 하려면 이런 걱정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앞으로 21세기에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서서 세계를 이끌어가고 싶다면, 힘이 생기게 되면 그 힘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려고 하기보다 여러 가지로 모자라는 나라를 찾아내어 돌보아주고 소수민족들, 여자들, 어린이들도 기를 펴고 잘 살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연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 아닌가 싶다. 20세기의 힘센 나라들이 범한 오류를 피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좋은 나라가 되려면 좋은 국민들이 있어야 하는데 좋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좀 더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주제를 가지고 나라 걱정을 한다면 우리 자신이 정리도 될 것이고 국가와 개인의 자존감도 높아질 것이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하면서 거기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 본다. 이제는 말하자! 좀 모자라는 지도자도 기다려 주며 호응해 줄 때 국민의 수준이 높아지며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