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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눔

순종과 사랑의 역학

	에베소서 6 : 1-4 * 부모님 잘 만나는 게 복이지만 잘못 만났다하더라도 나부터 좋은 부모가 되어야한다. 부모님, 조부모님은 예수님을 잘 믿었던 분들이셨는데 그분들로부터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다는 것이 감사하다. 공동체성서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고 할 때 ‘잘 받들며 해라’ 하시고, 다독거려주시고 끝까지 하라고 말씀하셨던 두 분의 어머니가 생각나고 또 그 분들에게 대들고 아프게 했던 것들도 생각난다. 그리고 지금은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부모노릇을 잘 해야지,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노릇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 하늘에 계신 최고의 부모를 만났기 때문에 생각이 넓어지고 영적으로 커질 수 있었다. 다 큰 자녀들이 영적으로 안 따라올 때 조급해하기보다는 사랑으로 품어주고 보듬어주려고 노력한다. * 자녀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고 기다려주는 그 과정이 힘들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내가 기대하던 것들을 스스로 하는 것을 경험했다. 부모와 자녀의 상호관계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고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곧 사랑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 내 나이에서는 자녀이면서 부모이다. 부모자녀의 관계는 천상의 교회와 그리스도 사이의 관계를 땅에서 구체화하고 현실화하는 것인데 평소에 이를 잊고 지내며 살았던 것같다. *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순종할 수 있었다. 내가 받은 게 제일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순종하기 어려운 때에도 순종할 수 있었다. 쉼터의 아이들을 내 자녀처럼 생각하는데,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아픔을 사랑으로 덮어 주니까 아이들이 순종했다. * 주일에 교회가야 하는데 심부름시키거나 하면 화내면서 순종하지 못하고 복종하지 못하며 자랐다. 그래서 순종, 복종 단어만 나오면 가슴이 저리다. 교회에서 연세 드신 분들께 부모님에게 하듯 하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된다. * 부모 노릇이 어려운데 어떻게 하면 부모가 갖는 환상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을까? 부모는 단지 창조의 경로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하나님이 양육하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환상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같다. * 부모님께 온전히 순종도 못하고 아들에게도 사랑의 표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주님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과 주님 안에서의 훈련과 훈육이 온전치 못해서 순종도 사랑도 제대로 못했다. 순종과 사랑이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순종과 사랑이 아직도 온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와 자녀사이의 관계는 영원한 숙제다. 자녀입장에서는 순종하라고 하고 부모입장에서는 사랑하라고 하지만 그 관계의 원형이나 근본을 따지고 보면 동질의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과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하나이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순종을 사랑과 분리시키고 훈육을 사랑과 분리시켜 사용하고 있다. 순종도 주님 안에서, 훈육도 주님 안에서 하는 것인데 이런 대 근본전제를 생각하지 않고 따로따로 사용한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것이 순종과 훈육의 대전제인데 예수 믿는 사람들이 이 대전제를 붙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믿는 것과 상관없이 인간관계 속에서 삶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자녀를 보살피면서 훈련과 훈계로 기르고 노엽게 하지 않는 부모는 어떤 부모인가? 자녀들 가운데 부모에게 순종하는 자녀가 있는데 어떤 자녀들이 가능한가? - 할머니는 무조건 사랑하셨고 조카는 부모가 틀린 것을 알면서도 노엽게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 무관심했던 아버지여서 정도 없는데,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하고 수시로 찾아뵙고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을 보았다. 죽 한 그릇 놓고 감사기도 드리며 온 식구가 나눠먹던 신앙 속에서 체득된 것같다. 좋은 부모와 순종하는 자녀는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능했을까?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은 자기생각(ego)을 앞세우지 않을 때 가능한 것이다. 순종하는 것은 답답하고 쓰린 것을 참아낼 때 가능한 것이다. 이런 것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순종한다는 것은 바보고 멍청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옳고 그른 것을 잘 아는 사람인데도 따지지 않고 아버지를 편하게 해주려고 애를 쓴다. 부모에게 마음을 쏟기 시작하면서 자기 ego를 앞세우지 않기에 순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go를 앞세우기 시작하고 자기 좋은 것을 내세우기 시작하면 순종은 불가능해진다. 부모 된 입장에서 자녀를 생각할 때 훈계와 훈육은 항상 모자란 것, 그릇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어떻게 훈계하고 훈육하면 노엽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순종도 사랑도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편하게 해줄 수 있을까? 순종의 목적이 무엇인가? 사랑의 목적이 무엇인가? 상대방이 편안하고 해피해지는 게 순종과 사랑의 목적이다. 행동 양식의 표현이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근본은 같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유대인 철학자 마틴 부버는 너와 나의 관계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자각할 때 제대로 순종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부사이에서도 자기를 앞세우는 한 사랑도 순종도 옳게 할 수 없다. 자기만족을 구하려하는 한 사랑도 순종도 안 된다. 상대방을 편하게 해피하게하려는 마음이 앞설 때에만 사랑도 순종도 가능해진다. 제임스 힐먼은 부모가 자녀에게 가지는 환상이 현실을 뛰어넘으면 부모의 오류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환상으로 끌어올리려하는 한 100이면 100이 잘못될 수밖에 없다. 부부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고 진정한 순종이다. 갈등과 고민을 이겨내고 순종한 사람들이 비교적 부모노릇을 잘한다. 어떻게 부모노릇을 해야 할지를 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기의 감정, 경험을 내세워 명령하고 강요하고 밀어붙이기를 하는 부모가 되기 쉽다. 자녀를 대할 때 부모가 나를 대하던 때를 생각하면서 그 나이 때에 어떤 것이 편하고 어떤 것이 불편했는지 떠올려보자. 싫었던 것 참으려고 노력을 해도 감정적으로 부딪치기 쉬운데 이런 배려를 안 하면 순종도 사랑도 힘들다. 주 안에서 주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가를 떠올리며 생각하고, 예수님이 성부 하나님께 어떻게 순종하셨는지를 배우는 것이 영성과 신앙의 근본이다. 에베소서의 말씀을 윤리 도덕적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순종과 사랑의 역학은 그리스도 찬미가 결합되어 생각되어야 그 사랑과 순종이 온전해질 수 있다. 부모나 웃어른께 순종할 때, 자녀나 어린이나 젊은이를 사랑할 때 항상 주 안에서 사랑한다는 대전제를 떠올리면서 영성의 차원에서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를 바란다. (목사님 말씀)
	2006-05-01 23:26:25 / 59.187.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