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삶의 뜨락 (2002. 6)

희망을 노래하고

성 소 영

아픈 자의 자연을 생각해 본다.
밀폐된 공간 속의 생동이 넘치는 자연의 모습은
내 것이 아닌 것인 양 다가올 것인지.

하늘에 얄팍한 달은 고요히 걸려 있고
노을 속에 정자세로 있는 나무는 가냘프다.

서늘한 공기 속에 꺼져가는 생명을 느끼기보다
시린 공기 속에서도 꿋꿋한 푸름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건데
희망을 노래하고, 꿋꿋함을 노래하고, 살아있음을 노래해야 하는 건데

그래, 손톱만큼의 자신감을 가져본다 ....

성 소 영 님은 서울중앙병원에 근무중이며, 지난 9기 영성수련에서 쓴 묵상 글입니다.




생 명

김 선 숙

낙엽이 진 사이에
다 시들어 버린 듯한
아주 작은 나무들이
손짓하며 날 오라 부른다.

“나 여기 있어요.”

아주 작은 꽃봉오리들이
나를 반갑게 맞이하며
기지개를 켠다.

화려하지도 않고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주 작은 꽃봉오리가
막 생명을 불러일으킨다.

김 선 숙 님은 두란노교회를 섬기고 계시며, 이글은 지난 11기 영성수련에서 쓴 묵상 글입니다.




자연과의 교감

하 진

창조주이신 하느님.
저는 지금 당신께서 저희를 위해 내어주신 이 땅을 밟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열어주신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이 아름다운 세상을 주심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맑은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눈을 주시고,
지저귀는 영롱한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주시며,
계절 속에 묻혀 가는 낙엽을 밟을 수 있는 발을 주시고,
영혼까지 맑게 해 주는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가슴을 갖게 하신 주님.
참으로 감사드리며 찬미합니다.

저 또한 당신의 창조물로서
이 세상 많은 자연 속의 모습들처럼 꾸밈없이
당신이 주어주신 삶의 모습 있는 그대로 살게 하시고
언제나 당신에게 귀속된 존재임을 잊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당신을 감히 사랑합니다.

하 진 님은 한국치매협회 교육훈련팀에서 일하며, 이 글은 지난 9기 영성수련에서 쓴 묵상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