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부활의 계절로 꽉 찬 달입니다. 특히 금년에는 5월의 마지막 날이 오순절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는 "앞서서 갈릴리로"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수난을 당하기 전에 하셨던 말씀을 부활하신 뒤에도 재확인시켜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는 흔히 예수께서 "저만치 앞서서 가신다"는 말을 듣거나 이미지를 떠올리면, 푸근하게 느껴지고 로맨틱한 영상마저 떠오릅니다. 그러나 막상 "갈릴리로" 가신다는 것을 실감하고 보면 거기에는 긴장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부활하신 예수가 "백성 앞에선" 모습을 떠올리자면,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한 개인이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거나 뒤따르거나 하는 경건의 차원이 아닐 것은 분명합니다. 공동체로서 체제로서 환경으로서의 영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부활하신 예수가 역사 앞에, 민중 앞에 서 계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활이 변화의 능력이라 할 때,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경험하고 실천해야 할 변화를 말하자면, 사랑과 평화를 위한 변화입니다. 미움과 싸움이 변화하여 사랑과 평화가 되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변화는 달리 찾기가 힘들 것입니다. 부활의 능력은 자신도 옳게 사랑하지 못하던 사람이 남까지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화되게 합니다. 다툼과 전쟁에 익숙하던 사람이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사람으로 변화되게 하는 능력이 바로 부활입니다.
사랑과 평화는 곧 화해와 일치를 이룹니다.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과 부활이신 주님의 사랑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를 증언하고 뒷바침하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그래서 부활의 능력과 성령의 활동을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한 본질, 곧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일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