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는 신앙토론이 아닙니다.
신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신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이야기의 형태는 간증이 될 수도 있고, 대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신앙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나 보는 각도가 다르다 보면 토론이 되기 쉽습니다. 토론은 곧잘 경쟁심리를 유발하고, 더욱이 옳고 그름을 가름하는 방향으로 치닫다가는 이기고 지는 문제로까지 발전하여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열을 올려서 하다가 상처받는 자리로 끝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신앙토론 자체가 위험한 것을 생각하면서, 공동체성서연구는 토론형식을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터에, 더욱이 신앙토론으로 변해서는 안됩니다. 성서연구는 신앙에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신앙을 주제로 하는 토론은 아닙니다. 따라서 성서연구는 어디까지나 성서가 주제이며 중심이어야 합니다. 대화 형식으로 이어지는 것이 공동체성서연구에는 제격입니다. 어떤 결론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문에 대하여 각자가 느끼는 것이나 아는 것 또는 경험한 바를 함께 나누는 것으로 그치면 됩니다. 그 위에 성령이 오셔서 감동하시고 회개와 결단을 촉구하시는 대로 응답하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