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교회력을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는 3월이 언제나 사순절의 한가운데 들어 있기 때문에 매우 의 미심장한 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함께 읽는 성경 말씀도 자연히 심각한 본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산상변화를 묵상하게 되는 말씀에서도 물론 여러 가지 뜻을 깨닫게 되지만 무엇보다 두드러진 것은 제자들의 불신과 맹목성에 대조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은 "그의 말 을 잘 들어라" 하시는 당부의 말씀이 주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화의 논리를 살피자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고서는 대화가 제대로 소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잘 들으려면, 선입견을 버리고 상대방의 의중(의도성)을 살펴야 됩니다. 심지어는 듣기 어 렵고 거북한 말일지라도 있는 그대로 듣고 받아 들여야 하는 점입니다. 대화 속에 이런 태도가 깃들 때에 비로소 필요하다면 비밀을 지키는 충성까지도 가능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경청하는 마 음이 대화를 소통하는 태도로 발전하면 끝내 비밀을 함께 공유하고 끝까지 지키는 충성심으로 성 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밀을 간직하면 개체성이 확립되고 비밀을 공유하면, 자유인의 연대성이 확보된다는 말이 있 습니다. 더욱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곧 하나님을 위하는 사람들이 됩니다. 무엇을 하든지 오로지 일편단심으로 하나님을 "위하여" 사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이 하나님을 위하는 사람들은 밥을 먹어도 하나님을 위하여, 금식을 하여도 하나님 나라 의 공동체를 위하여, 더욱이 참된 금식을 하면서는 공동체의 영성을 위하여 하는 사람들이 됩니 다. 주님의 수난을 깊이 묵상하며 그 수난의 애정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이 바로 이와 같은 공동체의 영성을 추스리며 나서면 참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