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19라는 복병과 어려움 가운데도 서로 돕고 주님의 뜻을 구하며 지구 공동체를 생각하기도 한 해였습니다. 이제 교회력의 끝자락에 들어서면서 주님 앞에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을 고백하며 옷깃을 다시 여밉니다.

그 옛날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세겜에 모이게 하여 백성들에게 “여러분은 여러분의 조상이 강 저쪽의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 섬기십시오.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 당신들이 어떤 신들을 섬길 것인지를 오늘 택하십시오. 나와 나의 집안은 주님을 섬길 것입니다." 라고 합니다. 백성들이 여호수아에게 "우리가 주 우리의 하나님을 섬기며, 그분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라고 위대한 선택을 하자 여호수아는 “그러면 이제 당신들 가운데 있는 이방 신들을 내버리고, 마음을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바치십시오”라고 천명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기 마련인데, 우리에겐 하나님을 섬기기로 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선택이 있을까요? 누구든지 평생에서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인생관을 결정짓고 삶의 형태를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뭐냐고 할 때,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뜻과 은총이라고 습관적으로 쉽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오직 예수!!” 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랬나요?

특히 2020년, 우리의 생각과 신념, 판단, 갈등은 어디 있었나 생각해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사랑, 옳고 그름보다는 공동체의 이기적 입장에서 서로 자기만 옳다고 여기며 ‘내편이냐, 니편이냐’의 동지의식이 강조된 채 대깨문과 태극기에 논리에 마음 빼앗겨 실체적 진실은 퇴색시키고 각색되어 진실감추기를 당연시 하지않았나 반성해봅니다.

이제 우리는 겸손과 정직함으로 자기를 낮추며 늘 주님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선택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님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으로서 빛의 자녀들답게 독선과 위선, 거짓을 버리고 정직하고 진실하게 복음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우리의 영도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임금으로 모시고 사는 하나님의 백성답게 작은 일에도 늘 충성하며, 주님께서 세우시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기쁨과 감사함으로 이루며 살아야겠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는 의식으로 믿음을 사랑으로 나타내며 구원의 경험을 봉사와 선교로 증거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교회력의 한 끝과 또 다른 시작을 아울러 맞는 시점에서, 왕이신 그리스도를 경축하며 우리의 믿음과 사랑으로 충성을 재확인합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실 그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강림절을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