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읽기를 힘들이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소박한 길이 있습니다. 성서를 누구에게 가르치거나 해석할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것은 먼저 어린이에게 성서를 읽어 주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는 다른 본문을 읽어 주려고 하지말고, 먼저 읽었던 본문을 구연 동화 형식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린이가 훨씬 더 재미있게 들을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같은 본문
을 토막극처럼 또는 모노 드라마처럼 몸짓을 지어가며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듣는 어린이도 느낌과 감각이 살아나고 이야기하는 어른도 몸이 유연해집니다. 이렇게 성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성서가 ‘차가운 인쇄 매체’속에 갇혀 있는 데서 풀려나 해방되고 생동감을 살리는, 그야말로 생명력 있는 말씀으로 우리 앞에 살아납니다. 성서 읽기가 생생한 성서 이야 기로 되살아나면서, 생생한 삶의 드라마로 살아납니다. 그러면 성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어린이와 어른이 한데 어우러져 이야기 공동체를 이루게 되고, 생명의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노인들과 더불어 나누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어린이를 자청해서 봐주며 ‘베이비 시터’가 되거나 노인들을 찾아가서 성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상상만 해도 절로 신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