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말씀을 따라 우리는 그대로 믿으며 우리의 상상력을 가지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할 뿐이다. 그런데 나는 요즘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경험을 하였다.
6년 전에 먼저 하나님 품으로 간 막내아들을 속으로만 그리워하며 참고 살고 있는데 그의 기일이 다가 오고 있었다. 매년 그 날이 올 때마다 아들의 추도식을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 식구들은 저마다 슬픔을 감추려고 그 날은 더욱 우스개 소리를 많이 하며 보내곤 하였다.
그런데 금년에는 유독 그렇게 지내는 것이 섭섭한 생각이 들던 차에 우연히 필리핀에서 함께 공부한 아들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고등학교 때 헤어진 그가 대학을 졸업한 의젓한 청년이 되어 있었다.
친구들도 모일 때마다 아들을 그리워하며 이야기를 하였고 그의 기일이 다가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고 한다. 전에 살던 집에 찾아갔으나 이사를 가고 없어서 어떻게 찾나? 걱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후 사흘 후에 큰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백화점에서 우연히 아들의 중학교 때 친구를 또 만났다고 한다. 그들 역시 우리 집을 찾았으나 이사를 가고 없어서 자신들을 자주 만나면 어머니가 마음이 아파 서 이사를 간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3월 19일 우리는 한자리에 모였다. 예배를 드리고 난 다음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들은 식구들 이상으로 아픈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살고 있었고 유학을 간 친구는 누구와 함께 그 아이의 이 야기를 하고 싶으나 할 사람이 없어서 답답했다고 한다.
슬픔과 그리움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마음을 털어 높으며 서로에게 위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입을 모아 한 말은 " 함께 모여서 하나님께 예배도 드리고 자기를 생각하라고 아들이 우 리를 만나게 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에도 이 사람, 저 사람을 엮어서 평화를 이루던 아들, 친구를 너무나 좋아하던 아들이 친 구들의 마음을 알아준 것 같다.
우리가 진정 산 자와 죽은 자의 하나님을 믿고 고백한다면 우리의 교제 또한 생사를 넘나드는 깊은 차 원 속에서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윤명선 (공동체문화원장)
공동체문화원 소식
하나, 풀심기 운동을 하는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습니다. 6월 2일 (토요일)오후 3시 남산의 소월길 가로
수 밑에 풀을 심을 것입니다. 서울시에서 하는 "녹색실명제"운동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가로수 아래에 쇠덮개를 해 놓은 곳이 많은데 그것이 가로수가 살아가는데 좋지 않답니다.
그 쇠덮개를 걷어내고 자기의 정해진 가로수에 풀을 심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남산 소월길에 자기 이름으로 된 가로수가 생깁니다. 동참하고 싶은 분은 공동체문화원으로 연락 주십
시오.(02-854-6802, 011-448-4486)
둘, 다솜학교 교사회(4/25)에서는 교사들끼리 에니어그램을 연구하여 자기의 것을 숙성시키고 있습니다.
셋, 공동체 문화원에서는 북이탈주민중 한 사람을 신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참하는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윤경선, 김명혜, 정서옥, 박광배, 이수연, 백철호, 박보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