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62세 나이에 장로에 취임하였다. 친구를 축하하러간 나는 그 교회의 장로 선배들 에게 "이왕 장로를 시키려면 한참 일할 때, 한 10년 전 쯤에 시키지 지금 이 나이에 이게 뭐예요?" 라고 농담조로 항의를 했더니 "우리 교회는 이제사 겨우 장로 티오가 났어요!"라고 한다. "장로 티오라.."그 이야기는 나에게 '장로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많은 사람이 장로가 되면 목에 힘을 주고 어떤 권력을 쥔 듯한 인상을 사람들에게 준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릴 적 우리 교회에서 보았던 좋으신 장로님들을 떠올린다. 내가 어릴 적에 보았던 그 장로님들은 자기 집 재산을 교회에 다 바치고, 항상 검소한 생활을 하고, 주일 예배가 끝나면 반드시 성경을 옆에 끼고 전도를 하로 길거리로 나가셨다.
항상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어린이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잊지 않으셨고, 예배 시간 에는 누구보다 먼저 와서 앞자리에 앉아 기도를 하고 계셨다. 너무나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있다. 요새도 그런 장로님이 많이 계시지만, 그 때에 비해서 요새는 장로직을 가졌다는 사람들이 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 경우 도 가끔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일쑤이다.
오늘 날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사회에서 성공하고 돈이 많고 힘이 있는 사람들을 장로로 세운 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그런 사람이 자기 교회의 장로라고 자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장로가 될 가능성이 있었던 된 사람이 장로가 되지 못하면 늘 중심에서 밀린 것 같은 섭섭한 느낌과 소외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장로는 남의 위에 서서 파워를 행사하는 사람이나 신 자들을 지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교회 공동체를 위해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일꾼이 아닌가? 오늘 날 우리 교회 공동체에서 과연 "하나님의 일꾼으로 합당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 해 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느 교회에서 여자 권사님을 세우는데 후보들 중에서 남편이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권사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후보 명단에서 모두 제외시켰다고 한다. 권사가 될 나이까지 믿지 않는 남편을 둔 여자 집사의 아픔을 교회가 이제는 알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신앙생활을 하 지 않는 남편을 두고 교회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기 가지 얼마나 맘 고생이 심했겠는가? 그 아픔 을 딛고 이기며 부부가 다정하게 교회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며 집사로서 권사 후 보에 이르기까지 성실하게 주님의 일을 하면서 살아온 것에 대한 그들의 철저한 신앙을 우리는 인 정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결과에 집착한 나머지 과정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장로나 권사는 하나 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살아가는 생활 태도를 다른 사람들이 본 받을 수 있 는 사람이어야지 좋은 환경에서 살면서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이어서는 안될 것 같 다. 진실로 남의 뒤에서 공동체를 섬기면서 우리를 이끌어 주었던 그 웃음 머금은 그 옛날의 진짜 장로님들이 그립다. 우리에게는 이제 그런 진짜 장로님이 필요하다 .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어릴 적 교회에서 만났던 맘 좋으신 장로님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