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문화원에서 하는 일 중에는 하나님의 일을 하거나 세상을 살다가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며 그들에게 힘이 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어찌보면 이 이들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 기쁨과 보람은 참 크다. 나는 지금, 아주 작은 일이라도 언제나 큰 감사를 드리며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연화 전도사는 30대에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 혼자 아들, 딸을 키우면서 신학공부를 하며 전도사가 되었다. 고등학교는 예고를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고, 대학교 때는 한국 대학생들이 흔히 그랬듯이, 카페에 가서 칵테일 한잔과 감미로운 음악을 듣곤 하는 낭만적이고 화려한 청춘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신학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이 모든 재미있었던 일들을 접어 두었다. 그의 하루는 새벽기도로 시작했고, 물론 철야 기도를 밥먹듯이, 기도와 찬양에 그의 목소리는 변하다 못해 아예 남성처럼 굵어져 버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딸은 형편이 어려워 현재 대학교 2학년까지만 다니고 중퇴를 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 하나 가지고,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한 가슴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다.
김연심 전도사는 나이 40이 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예수님 한 분만 바라보며 매일매일 제단에 엎드려 남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자기도 없는 처지에 밥을 굶으며 신학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것 저것을 챙겨 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박선희님 역시 마흔이 넘도록 혼자 살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지낸다. 며칠 있으면 외국으로 선교를 떠날 계획이라 요새는 그 준비로 매우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이들 모두는 흔히 말하는 세상 재미와는 담을 쌓고 사는 이들이다.
어느 날 나는 그들과 함께 하루 여행길에 올랐다. 우리 집에서 같이 잠을 자고 아침을 함께 맞았다. 나 역시 혼자 사는 집에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져 기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그들에게 핫케익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는 우리들은 일죽에 있는 '건강나라'라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옥돌이나 맥반석으로 된 찜질방이다. 어린 아이들처럼 이 방 저 방을 다니는 우리들의 화제는 그동안 고생하고 살아온 우리들에게 쉼을 주시는 하나님이었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식혜 한잔을 먹으면서 그들은 계속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미역국 백반을 먹으면서도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나는 이들과 함께 하면서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뭐가 그리 감사해? 지갑 속에 단 돈 만원도 없으면서.. 감사가 나와?"
나는, 화려하게 살며 수십 억의 재산이 있는 사람들도 이들처럼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이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쪽하늘 에서는 커다란 그림 전시회가 벌어진 것처럼 노을과 구름이 멋지게 펼쳐져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나는 얼른 70년대 팝송을 틀고 불륨을 올렸다. 이들은 아름다운 하늘과 어우러지는 음악에 너무나 기뻐하며 또 감사하였다.
"야! 오늘은 하나님께서 참으로 기뻐하시겠다. 이렇게 작은 일을 가지고 그렇게 큰 감사를 드리니.."
세상 재미를 등지고 살아가면서도 언제나 감사하며 기쁜 생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나는 이 말 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하나님 진짜 기뻐하시겠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