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사회 운동 단체는 후원금 걷기가 무척이나 힘이 든다. 특히 의식개혁을 하거나 평화운동을 하는 단체는 더더욱 그렇다. 결식 아동을 위한 곳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밥을 해드리는 곳이나 건물을 짓는 일 등 그나마 눈에 보이는 일에나 그나마도 좀 내는 편이다.
우리 공동체도 공동체 운동을 20여 년간 너무나 힘들게 해 오고 있다. 각지에서 공동체 성서연구를 펴고 있고, 민중 교회나 농촌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해 오고 있으면서 금전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상황이 어려워서 모두가 자기 몸으로, 자비를 들여서 하나님의 일을 하느라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최근에는 정부나 모금단체에 프로젝트를 내어서 도움을 받는 운동단체도 많이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잘못하다가는 운동성의 본질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후원을 해주는 곳에서 각 운동 단체의 독특한 일이나 독립성을 인정해 주지 않고 관료적으로 운영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내는 내용도 정직하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실상, 운동단체에서 필요한 것은 인건비이다.
운동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운동 단체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인건비를 적당하게 주는 상황이 못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부분에 쓰일 경비를 요청하여 그것을 인건비로 쓸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은 공인된 비밀이다.
나는 이런 우리들의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비용을 후원자에게 당당하게 요구하고 또 당당하게 받는다. 나는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참 부러웠다. 우리 공동체와 같이 '사람을 키우는 곳'에는 좀처럼 후원금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햇순 공동체"에서는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정말 이제는 "장학금"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되었다.
사람에게 손 내밀 수 없어 하나님만 바라고 있는 것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실상을 하나님께서 좀 알아주셨으면 참 좋겠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