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동체 만들기 란에서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공동체 안에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실제적인 일들을 이야기해 오고 있다.
우리가 공동체 운동을 처음 시작하기 시작하던 70년대에는, '공동체'라는 말조차 생소했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꽤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말이 바뀐 만큼 인식과 생활 태도가 바뀌어야 하나님이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한다.
성서 공동체 연대, 햇순, 교회개혁 열린 포럼, 에니어그램 영성 수련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는데 한몫 거들고 있는 우리 회원들 중에는 농촌목회를 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충주에 있는 대평교회 김광욱 목사님의 교회 교인들은 지역에서 청정 재배한 무청으로 시래기를 만들었다. 겉대는 다 뜯어내고 연한 속대를 가지런히,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었는지 보는 사람마다 한 봉지씩 사가고 있다. 시래기 나물을 생된장 한 줌 넣어 조무락 조무락 참기름과 마늘을 섞어 무치면, 정말 맛이 있다. 된장 찌개나 생선찜을 해 먹어도 입에서 살살 녹는다.
서울에서 노동 운동을 하던 손은하 목사님은 김제로 내려가 생명목회를 시작하였다. 땅에 황토와 숯, 유황을 섞어 보드랍게 만들어 약고구마를 키워내고 있다. 또, 여러 곳에서 나쁜 것을 걸러내주는 숯을 만들어 우리가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목회 개념을 넓힐 필요가 있다. 사람들에게 설교하여 “예수믿고 구원받자” 라고 하는데서 더 넓어져서, 자연과 함께 잘 살도록 돕는 것도 목회이다. 그래서, 도농 공동체를 얘기하고 싶다.
농촌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며 인간에게 유리한 먹거리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소비해 줄 사람들이 있어야 생명목회가 잘 이루어질 것이다.
월요 공동체의 이숭리 권사는 자기 교회의 여선교회 임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선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시래기로 하면 어떨까요?"
너무 좋다는 의견의 일치로 충주에서 만든 무시래기는 모두 소비되었다.
농촌의 작은 교회에서 만든 농산물은 서울의 큰 교회 한 곳에서만 소비되어도 도농공동체는 원활히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교회에서 많이 하지 못하고 있었던 일이 수행되면서 교회 안에 새바람이 불면 좋겠다. 그러면, 그것을 보는 하나님께서는 빙그레 웃지 않으실까?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