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솜학교의 학생들은 숫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10년, 8년, 6년씩 꾸준히 다니고 있다. 처음에는 학부형이었던 엄마들이 학부모 운동으로 교사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배워나가고 있다.
공부 시간에 선생님이 말씀을 하는데도 혼자서 계속 떠드는 아이, 꾸벅꾸벅 조는 아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도 입술만 덜썩거리며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 자기에게 관심을 끌고 싶어 화나는 얼굴로 고개 숙이고 있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끌어내며 수업을 하거나 캠프를 열고 나면, 어른들은 기운이 다 빠져 버린다.
교사들은 10년을 하루 같이 교육을 해 오지만, '과연 좋은 결과가 나올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이번 에니어그램 캠프를 하면서 하나님의 은총을 깊게 느끼게 되었다. 대학생으로서 미국에 유학을 가 있는 은철이가 방학을 기해서 한국에 왔는데, 이번 캠프에 교사로 참석하였다. 자기가 미국에 가서 다솜학교에서 하던 대로 살다보니까 외국의 어느 사람과도 함께 하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하였다.
이제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인혁이는 새로 참석한 아이들을 이리저리 보살피며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었고, 주연이는 북한에서 온 친구들과 옛날부터 잘 알던 친구처럼 편하게 같이 놀고 있었다.
아! 바로 이것이구나! 우리가 땀흘리고 마음졸이며 이들과 함께 대안교육을 하는 의미가.
선생님들 또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캠프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기 아니다. 교사들의 평가회 시간에는 교사들 교육이 또한 이루어진다. 엄마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간섭하고 싶은 것을 억눌러야 하고, 아이들에게 지시하지 않아야 하며 기다려 주어야 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하고......
서로가 지적 당하면 자존심이 상하거나 마음이 아파서 울어버릴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교사들은 헤어지지 않고 똘똘 뭉쳐서 살아가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인성 교육이 모자라는 이 나라에서 우리들이 발버둥쳐야 아이들이 곧게 자라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아 같은 아이들이 선생님의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우리들은 참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우리들의 보람이기도 하다.
교사로 참석한 은철이는 고마움의 눈물을 많이 많이 흘렸다. 청소년 시기를 잘 보내게 해 주셔서 자기가 잘 자랐다고 했다.
선생님들의 아픔과 아이들의 계속되는 인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 나가는 것이다. 이 열매는 앞으로 계속되는 교육과 캠프를 통해서 더 많이 맺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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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다솜캠프 개회기도문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여기 부천에서 2002년 다솜캠프를 열고자 우리 모두가 함께 모여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우리 자신을 몰라 서로를 불편해 하여 결국은 서로와의 사이에서 멀어지곤 하였습니다. 그것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탐구하여 자기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도 당당해지기 위해 우리가 여기 모였으니 여기에서 에니어그램 공부 잘 하게 해 주시고 앞으로도 우리 모든 다솜학생들이 자기 발견을 하여 자기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아멘 임 인 혁 / 분당 양영중 3학년 |
김세준군의 티셔츠 뒷면 그림
정 주 연 (중암중 1)
6번째 다솜 캠프를 맞으며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 동안 울고 웃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새롭고 발전된 내가 되어갔던 것 같다. 에니어그램이란 내 나이에서는 알기 힘든 학문을 접한 것부터 연극을 하는 등... 정말 억만개의 금을 주고라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다솜캠프는 저번과는 다르다. 다솜인 중에서는 내가 가장 언니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를 이끌어 주던 언니들이 없다고 생각하니 매우 부담이 된다. 하지만 어떻게 하든지 최선을 다해서 신중히 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언니들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솜캠프는 나에게 있어 고치가 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더욱 멋진 나비가 되기 위하여 애벌레가 고치가 되듯이, 나도 다솜캠프에서 고치가 되어 멋진 나비가 되어가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그 과정을 여러번 겪는다는 것일까?
이번 고치에게 애벌레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배움과 사랑이라 할 수 있다. 또 협동심, 의지력, 믿음성 등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천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 것들도 그렇다.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에서부터 중요한 것이 나오는 것이다. 기초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다. 이번 캠프에서는 이런 작지만 사소한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짧지만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처음 다솜캠프에 왔던 날, 여러 친구들을 만났던 일, 여러 가르침을 받았던 나날들 등... 앞으로 다솜학교가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함께 있어서 전에 그랬던 것처럼 후에도 나의 등불이 되어 앞길을 밝게 비춰주었으면 좋겠다. 나에겐 다솜학교가 정말 큰 스승이다. 이번 다솜캠프에서 도 여러 수확을 얻는다면 나는 자기가 땀흘려 일한 황금빛 들판에 와 있는 농부처럼 뿌듯한 기분일 것이다. 또 이번 캠프에서 내가 내 역할을 제대로 멋지게 해 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02년 다솜학교 어린이 청소년 에니어그램을 열면서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