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인간에게 주신 은총 중에서 ‘자유’는 정말 귀한 것이다. 자유가 없어진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그 자유를 찾기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다.
이제 21세기에 사는 우리들은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공부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박사학위를 몇 개나 딸 수 있고, 여행하고 싶은 사람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이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에 신고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를 사귈 때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돈을 벌 때에도 부지런히, 정정당당하게 벌어서 부자가 될 수 있다. 부지런히 정정당당하게 번다는 말은 그 속에 돈을 벌기 위해서 고생을 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의 비참함도 경험하였고 보릿고개의 가난함도 다 거쳐왔다. 그래서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안 입고 안 먹고 돈을 모았어!” 택시를 탈 것을 버스로 대신 타고 다니고 탕수육 먹을 것을 아껴서 콩나물 비빔밥을 먹어가며 돈을 모을 수 있다.
대학을 나온 지식인들이 많은 분야에서 일을 하며 자기 성취를 누리고 있다. 사업을 하든지, 변호사를 하든지, 교수를 하든지, 종교 부분에 투신을 하든지 간에 인생에서 성공을 한 사람들은 돈이 함께 따라 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문제는 자기가 열심히 벌어서,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자기가 벌어서 모은 돈을 자기 마음대로 경영할 자유가 있지만 동시에 자율성을 가지고 그 돈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식인들에게는 그만큼 성공할 수 있게 해준 사회에 감사해야 하며 그렇게 좋은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능력없는(?) 사람과 함께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의식주 해결이 되고 자녀들 유학 보내고, 결혼할 때에 집 한 채 사주고도 남을 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가지고 함께 나누어야 할 곳을 찾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태복음서의 최후의 심판의 장면이나 부자나 나사로의 이야기를 보면 옆에 있는 ‘나누어야 할 사람’에게 자율성을 펴지 못했기 때문에 심판을 받는다. 20억을 모은 사람이라면 10억만 가지고 나머지 10억은 이자만 가지고도 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헌이라는 말을 쓸 때 흔히 우리는 큰 일을 생각한다. 나중에 좋은 교회를 짓기 위해 돈을 모으는 일도 좋은 일이고, 장학 재단을 세우기 위해 돈을 모으는 일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은 좋은 일을 하기 위한다는 목적을 세우기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 어떤 것인지, 역사의 흐름에서 좋은 일이라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살펴야 될 것 같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할 자유가 있지마는 시대에서 요구하는 일을 찾아 자율적으로 자기를 바쳐야 할 필요를 느껴야 된다고 본다.
이제 이 시대는 먹는 문제를 뛰어 넘어 능력있는 사람이 능력없는 사람을 위해 자율적인 사랑을 베풀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기관, 여성 장애인들, 결식 아동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잘못된 사회 문화를 고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여 준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나서 일을 하겠는가 말이다. ‘아～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이제 자기의 자유를 자율성을 가지고 나누고 사는 세상이 왔구나!’라고.
“함께 잘 살아 봅시다!”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