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삶의 뜨락 (2002.
9)
네 잎 클로버
박 춘 자
워낙 생물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넌 비정상이지.
모든 여인이 너를 찾으려고 눈을 크게 뜬다.
비정상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아마 너 뿐 일거야.
섬섬 어린 손으로 만들어져 손목에 채워지면
넌 앙징맞은 손목시계이고
긴 손가락에 끼워지면 보석반지보다 더 빛나지.
너야 무얼 알아서 이쁜 척 하겠냐만
인간은 귀여워해주면 목이 뻣뻣해지는구나.
아침에 내린 비로 푸르름이 더해진 너
꽃잎은 하나가 아니라 수없이 많이 모여 하나를 이루어서
나를 또 고개 숙이게 하는구나.
혼자서 크게, 혼자서 아름답게 되었다고
뽐내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이쁘지 않다. 역겨울 뿐이다.
그러나 네 꽃은 여러 개의 꽃잎이 모여
둥그렇고 커다란 꽃을 이룬다.
어린 아기의 손에 낀 보석 같이
네 둥근 꽃은 빛나는 보석이다.
하찮은 너를 만나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것에서 고요함의 미덕을 보게됨을
기쁘게 생각한다.
박 춘 자 님 (국립의료원 간호대학교수) / 지난 12기 영성수련에서 쓴 자연묵상 글임.
주도토리 나무야 !
인 금 란
이 수난의 언덕을 네 번째 지나간다.
처음에 나는 저만치 떨어져서 널 보았어.
어제 아침 산책길에서는 인사하고 서로 웃으며 헤어졌지.
오늘 아침에는 널 보지 못했어.
비가 내려서 우산도 쓰고 있었지만, 빗속에 잡히고, 넘어지고
비와 함께 울고 계신 주님을 바라보기도 벅차서 너를 잊었었어.
그런데 누군가와 대화를 하라면, 당연히 너지.
네 나이는 나의 몇 배쯤 될까?
내 양팔로 안고도 훨씬 모자라잖아.
네 몸은 참 건강하고 멋져.
비로드처럼 부드러운 연녹색 이끼를 수놓은 내 겉옷이
얼마나 우아하고 포근하고 따뜻한지 아니?
이런 네가 날 안아 줘.
너한테 기댈게.
무겁니?
난 참 편안하다.
난 너와 네 친구들을 참 좋아해.
비바람, 태양 잘 견디고 그 자리에 잘 버티고 서서
이렇게 위로와 기쁨을 주잖아.
사소한 일로 화내고, 안달하고, 못마땅해 하고, 울고 …
난 언제 이 사춘기 끼를 벗고
너처럼 성숙한 어른이 될까?
그저 옆에 이렇게 기대있고
바라만 봐도 든든한 너처럼!
인 금 란 목사 (기장 여신도회 서울연합회) / 지난 12기 영성수련에서 쓴 자연묵상 글임.
그림묵상
서혜숙
"햇순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제목 : 영춘교회를 다녀와서... 넓은들 wrote:(2002.7.18)
지난 7월 15일(월)저녁에 햇순 편집위원들이 단양군 영춘면 상1리에 위치한 영춘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정수환 목사님과 서혜숙 사모님의 융숭한 대접에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이번에 교회를 짖고 헌당하기에 앞서 지난 부활주일을 기해 지역의 두 교회 (영춘교회와 영춘제일교회)가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적이며 모든 교회에 사표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위의 그림은 두 교회가 하나되기 전에 서혜숙 사모님이 그리신 그림인데 그 모습이 정 목사님을 닮았다고 이구동성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들리는 노래는 서혜숙 사모님이 직접 부르신 찬양입니다. 교회이전 및 입당예배를 기점으로 그동안 그리신 그림을 전시하신다는데 그림 감상도 하실 겸 영춘으로 나들이 어때요... 정 목사님의 홈페이지 주소가 좀 바뀌었네요 (www.dor.or.kr 로요)
Re : 서 혜 숙(2002.8.2)
김 광욱 목사님 너무 감동적이네요. 산골아낙의 모자란 그림과 노래를 그토록 아름답게 편집해서 올려 주시다니...공동체식구들만 만나면 기가 산다니까요.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빨리 공동체 성서연구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