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권
성경 말씀을 생각하기는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더욱이 여럿이 읽고 각자가 느낀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다. 그 이야기가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몇번 되지는 않지만 공 동체성서연구 모임에 갔었다.
그 중에 먼저 기억에 남는 것은 예레미야 어디를 읽은 모양이다. 새약속을 주겠다고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하셨다. 그 약속은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으로 치면이야 출애굽 할 때 하나님이 백성들에게 하신 말씀 아닌가? 내용 이야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새것이란다. 뭐가 새 것이란 걸까?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는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달라질 것 없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볼 때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은 만날 때마다 새로운 하나님이시다. 아브라함이 만났던 하나님을 야곱이 광야에서 혼자 밤을 세우다가 만났을 때는 전혀 다른 하나님이셨다. 모세가 양 을 치다가 불속에서 만난 하나님은 또 다른 하나님이셨다. 그가 인도하던 백성이 가나안으로 들 어갈 때 "나는 너희 하나님이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고 확신하며 갔던 백성들이 만났던 하나님을 타락한 결과 나라가 기울어져갈 때 만나는 백성들에게는 여전히 다른 하나님이었다. 실존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언제나 새로운 분이시다.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속삭이신다. "나는 너희 하나님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
또 한번은 아모스서 어디를 읽었다. 이스라엘이 망하게 된 이유는 지도자들이 타락했기 때문 이란다. 그런데 이들은 포로로 끌려간 곳에서도 지도층이라고 특별 대우를 받았다. 반면에 백성들 은 죽살이를 치고 있는 장면이었다. 잘못은 지도자들이 했는데 매는 백성들이 맞는 격이란다. 예언자는 이렇게 설파했다. 하나님은 지도자들에게는 더 큰 잣대를 사용하고 백성들에게는 더 작은 잣대를 사용하여 죄의 길이를 재시 겠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불합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란다.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한 것도 서민이기보다는 지도자들의 잘못이 크다. 하지만 고통은 민중 이 당하고 있다. 분단은 정치인들 몇명의 잘못이었지만, 그로인한 고통은 국민대중의 몫이다. 경 제한파도 마찬가지로 하류층에게는 생존이 위협받는 일이다.
종교지도자들. 나라라는 몸체의 정신인 종교지도자들. 이런 잘못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어 찌 자유할 수 있겠는가? 자본주의의 논리를 순응하며 사는 것 자체가 어찌 죄 없다고할 수 있겠 는가?
성경공부만하고 삶이 담보되지 못하면 맨날 공염불이다.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말씀을 살지 않으면 백날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눈오는 날 집 앞을 한번 쓸어도 남의 집 앞에 빗 자루 한번 대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다.
김충권 목사(공주지역 모임 회원이며 신관제일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