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성 철
그 이후 내가 겪게 된 가장 큰 변화는 개인 중심적인 신앙과 사고에서 비교적 공동체를 의식하는 신앙의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성서 연구의 장점은 성서 연구를 통해 함께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나를 의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동체인(Person in Community)이 되도록 도움을 받는 것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사람들의 수용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선험적인 신앙이해와 지식을 말하는데 마음을 쓰지만 점차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이해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성서가 말하려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각 사람의 처지와 입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결단하고, 실천하며 살 수 있을까에 주의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생각과 태도의 변화는 사도 서간에서의 바울의 말과 같이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며 그분께 맞갖고 (주) 완전한 것이지를 분별(로마서 12장 2절 하)’하며 살게 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오늘 생각 있는 크리스챤들의 심각한 문제와 고민거리는 우리 사회의 중상층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크리스챤들이 공동체인으로서의 삶과는 거의 무관한 개인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드러내고 있는 거의 반사회적인 생활태도에 있습니다.
공동체 성서 연구는 개인위주의 경건 생활뿐 만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책임을 의식하게 하고, 의무를 다하도록 장려합니다. (23쪽에서 계속)
공동체 성서연구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그 무엇을 더해 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짐같이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해주고, 내려놓게 하고, 나 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열매를 맺어가게 합니다.
한 믿음 안에서 자매와 형제 된 여러분, 개인으로서만이 아니라 개 교회로서, 지역 교회로서 연대하여 공동체 성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주: '맞갖고'는 마음이나 입맛에 바로 맞다는 뜻이며 천주교 200주년 기념성서 본문을 인요한 것입니다.)
노성철 목사(일죽 매산교회 담임, 성서공동체연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