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목사
기존 성서연구가 성서적인 지식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방법론적인 것이었다면 나에겐
무식함과 무능력함과 비싼 수강료가 빈부의 격차를 확인시켜 주는 실망감뿐이었습니다.
시골교회가 가지고 있는 여건이 그러한 성서연구를 가르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삶이라는 사실만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저 안내자도 없이 똑같은 처지에서 느낀 대로 해석을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갈 때 친구의 권유로 공동체 성서연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듣기만 하고 전달하기만 하기에 바쁜 교육에 익숙해진 저에게 공동체 성서연구는 나에겐 큰 충격과 함께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부끄러운 것들이 되었습니다. 머리로만 읽던 말씀이 가슴으로 목으로 읽게 되었을 때 이게 우리들의 이야기구나 나의 모습이구나 하며 말씀이 다가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돌아와서 교회의 현장에 시도해 보았지만 당황해 하며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하고 쳐다만 보는 그들 앞에 저으기 당황하며 다시금 옛날 방식으로 되어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어렵고 안될까?
이러한 저에게 지역 공동체 성서연구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지한 말보다는 농담과 웃음 섞인 말들이 나누어졌을 때 말하기보다는 듣는 자의 입장에 서서 바라만 보고 돌아오는 나에겐 허전함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가까운 곳에 성서연구 모임이 생기게 되었고 계속해서 참여하게 된 것이 죽주 공동체 성서연구모임이었습니다. 죽주 공동체 성서연구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당황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공동체 성서연구가 나에겐 어렵고 힘들고 할말이 없게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식의 나눔도 아니고 신학적인, 교리적인 논쟁도 아니기에 그랬고 좀더 솔직히 말한다면 나에겐 말씀 앞에 서 있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스러웠던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공동연구의 질문 앞에 설 때면 처음엔 정답을 찾으려는 시도 앞에 답답하고 도무지 잡히지 않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경청하는 마음으로 말하기보다는 들으려고 하는 자세로 다가갈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 앞에 나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씀 앞에 정직하고 진솔한 꾸밈이 없는 회원들과의 만남은 나에게 말씀 앞에 끊임없이 세워놓는 귀중한 동역자를 만나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목회의 아픔과 경험과 생활 나눔을 통한 격려와 위로의 자리이기에 말씀을 나눔으로 서로 다양한 고백 속에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자리이기에 편견과 오만을 벗어버리게 되었고 정리되어지고 교정되어지고 나아가 결단하는 모습들을 간직하게 될 때에 나도 모르게 기쁨을 간직하며 헤어지곤 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말씀이 공동체성서연구를 통하여 내 생활 속에서 나아가 공동체 속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말씀 앞에 세우는 그분의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 김성기목사는 감신대 신대원 나와 현재 안성 금산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으며 죽주공동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