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부총무)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부총무)
"발뒤꿈치가 달걀 같다"는 말이 있다. 며느리가 미우면 달걀 같이 잘 생긴 발뒤꿈치마 저 밉다고 나무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발뒤꿈치도 따를 수 없다"는 것은 상대가 너 무나도 뛰어나서 자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일 때 하는 말이다. 발뒤꿈치란 발꿈치의 바닥 을 뺀 뒤편의 부분을 일컫는 말로서, 달리 족지(足趾)라고도 한다. 성서에도 "발뒤꿈치"라는 표현이 가끔 나온다. 발뒤꿈치를 상하게 하다 (짓밟다/노리다) 14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육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종신토록 흙을 먹을지니라 15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개역한글판, 창 3:14-15) 일반적으로 여러 번역이, 여자의 후손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고", 뱀은 여자의 후손
의 발꿈치를 "상하게 한다"고 하여, 마치 같은 동사가 사용된 것처럼 번역한다. 이것은 기
원전 3세기 히브리어가 그리스어로 번역된 칠십인역에서부터 그러하였다. 그런데, 거기에서
는 뜻을 "상하게 하다"라고 번역하지 않고 "경계(警戒)하다"라고 번역하였다. 즉 "여자의 후
손은 네 머리를 경계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경계할 것이니라"라고 번역하였다. 두
히브리어 동사의 어근이 같은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고대 번역인 라틴어 번역은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conterere: crush)'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숨어서 기다릴
(insidari: to lie in wait)' 것이니라" 라고 하여 두 동사의 어근을 서로 달리 이해하였다.
발(뒤)꿈치를 잡다 (속이다) 24 그 해산 기한이 찬즉 태에 쌍동이가 있었는데 25 먼저 나온 자는 붉고 전신이 갖 옷 같아서 이름을 에서라 하였고 26 후에 나온 아우는 손으로 에서의 발꿈치를 잡았으므로 그 이름을 야곱이라 하였으며 리브가가 그들을 낳을 때에 이삭이 육십세이었 더라 (개역한글판, 창 25:24-26) 본문은 야곱의 이름의 유래를 말하고 있다. 뒤에 나온 아우 야곱이 자기 손으로 먼저 나온 형 에서의 발뒤꿈치(아케브)를 잡았으므로 그 이름을 "야코브" 곧 "야곱"이라고 했다 는 것이다. 본래 이 이름은 신(神)의 이름을 자기 이름에 섞어서 짓는 작명에 "야쿠브-일라" 같은 것은 "신(神)의 가호(加護)가 있기를"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야곱이라는 이름도 본래는 "(하나님의) 보호"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연구도 있다. 그러 나 구약 안에서 이 이름은 히브리어 동사 "아카브(발뒤꿈치를 잡다, 속이다)"와 관련되어 인 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에서가 가로되 그의 이름을 야곱(야코브)이라 함이 합당치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야카브)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창 27:36) 야곱은 태에서 그 형의 발뒤꿈치를 잡았고(야카브) 또 장년에 하나님과 힘을 겨루되 (호 12:3) 너희는 각기 이웃을 삼가며 아무 형제든지 믿지 말라 형제마다 온전히 속이며(아코브 야코브) 이웃마다 다니며 비방함이니라. (렘 9:4) 위 인용구 중에서 예레미야 9장 4절의 경우는 아주 절묘하다. "형제마다 온전히 속이 며"에서는, 속고 속인 "형제"라고 하면, 구약의 독자들은 으레 에서와 야곱을 생각하게 되는 데, "온전히 속이다"라고 번역된 히브리어가 바로 "아카브" 동사를 두 번 겹쳐 써서 강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써 곧바로 야곱의 경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야곱이라는 이름이 속 임수와 관련되어 있고, "아무게의 발뒤꿈치를 잡는다"는 것이 "속이다"라는 뜻을 가지게 되 었다는 배경 설명으로서는 아주 좋은 예이다. 발뒤꿈치가 폭행을 당하다 (강제추행 당하다) 22 네가 심중에 이르기를 어찌하여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는고 하겠으나 네 죄악이 크므로 네 치마가 들리고 네 발뒤꿈치가 상함이니라. (개역한글판, 렘 13:22) "(발꿈치가) 상하다"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하마쓰"는 "폭행하다(wrong, do violence to, treat violently)"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문법 형태가 수동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폭행을 당했다"는 말이다. 개역성서의 "발뒤꿈치가 상했다"는 번역은 문자적 의미마저도 충분히 번역하지 못한 것이다. "부당한 증언"(출 23:1; 신 19:16), "잔인한 증오"(시 25:19), "억압과 폭력"(시 72:14), "불법"(창 16:5) 등과 관련된 말이다. 예레미야 13장 22절의 경우는 여인이 강제로 추행을 당하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강간(强姦)의 완곡한 표현이다. "네 치마가 들리 고 네 발뒤꿈치가 상함이라"는 "네 옷이 찢기고 너는 욕을 당할 것임이니라"라고 그 의미를 옮길 수 있다. 발뒤꿈치가 ..에 치이다 5 악인의 빛은 꺼지고 그 불꽃은 빛나지 않을 것이요 6 그 장막 안의 빛은 어두워지고 그 위의 등불은 꺼질 것이요 7 그 강한 걸음이 곤하여지고 그 베푼 꾀에 스스로 빠질 것이니 8 이는 그 발이 스스로 그물에 들어가고 얽는 줄을 밟음이며 9 그 발뒤꿈치는 창애에 치이고 그 몸은 올무에 얽힐 것이며 10 그를 동일 줄이 땅에 숨겼고 그를 빠뜨릴 함정이 길에 베풀렸으며 (개역한글판, 욥 18:5-10) "그 발뒤꿈치는 창애에 치이고"는 문자 그대로 올무에 걸린 것을 묘사하는 것이다. "창 애"는 짐승을 꿰어서 잡는 틀의 한 가지를 일컫는 토박이말이다. "창애에 친 쥐눈"은 툭 불거져서 보기에 흉측하게 생긴 눈을 이르는 말이다. 욥기 18:5-10은 욥의 친구 빌닷이 악 인의 운명을 말하는 인상적인 구절이다. 발뒤꿈치를 들다 (대적하다) 9 나의 신뢰하는바 내 떡을 먹던 나의 가까운 친구도 나를 대적하여 그 발꿈치를 들었나이다. (개역한글판, 시 41:9; 비교 요 13:18) "발꿈치를 든다"는 것은 "대항하다, 대적하다"를 뜻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