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목사님,
{개역} 삼하 8장 2절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본문은 "다윗이 모압을 쳐서 저희로 땅
에 엎드리게 하고 줄로 재어 그 두 줄 길이의 사람은 죽이고 한 줄 길이의 사람은 살리니
모압 사람이 다윗의 종이 되어 조공을 바치니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1) 키 큰 사람은 죽
이고 키 작은 사람은 사렸다는 말인가요? (2) 힘 센 삶은 죽이고 힘없는 어린이는 살렸단
말인가요? (3) 줄의 실재 길이는 얼마인가요? (4) 한 줄 길이와 두 줄 길이의 사람이라고
할 때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되었나요? 예를 들면, 반줄 길이의 사람,
혹은 한 줄 반 길이의 사람들, 말하자면 두 줄이나 한 줄에 해당되지 않은 이들도 많았을
터인데 그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2000년 11월 12일
용두동 교회에서
참으로 흥미 있는 것을 물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자매께서 지적하신 본문은 히브 리어 본문 자체가 예사로운 표현이 아니고, 그 내용 역시 일반적인 것이 아니어서, 번역에도 문제가 있는 본문입니다. 좀 정확히 말하자면, 위에서 인용하신 우리말 {개역}의 번역은 본 문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개역개정판}도 마찬가지입니 다. 마치 줄로 사람의 키를 제어서 두 줄 길이의 키 큰 사람은 죽이고, 한 줄 길이의 키 작 은 사람은 살린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본문이 "두 줄 길이 의 사람"과 "한 줄 길이의 사람"만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치수의 사람은 어떻게 처리 되었는가 하는 엉뚱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히브리어 원문을 뜻을 살려서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윗이 모압 나라를 굴복시켰다. 다윗은 전쟁 포로들을 줄 세워, 땅에 엎드리게 한 다음에, 매 석 줄마다 두 줄은 처형하고 한 줄은 살렸다. 그리하여 모압 사람들은 다 윗의 종이 되어 그에게 조공을 바쳤다. 다른 번역들을 참고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어흠정역} (King James Version) 번역은, 전쟁포로들을 몇 개의 줄로 세운 다음에 매 석 줄마다 두 줄은 처형(處刑)하고 한 줄은 사면(赦免)했다고 합니다. 문제가 된 본문만 을 인용하여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가 모압을 쳤다. 그는 그들을 여러 줄로 세워, 땅에 엎드리게 하였다. 매 석 줄 중 에 두 줄은 처형하고, 한 줄은 살렸다." (And he smote Moab, and measured them with a line, casting them down to the ground; even with two lines measured he to put to death, and with one full line to keep alive. KJV). {신국제역} (New International Version) 번역은, 두 줄은 처형하고 셋째 줄은 사면했다 고 합니다. "다윗이 모압 사람들을 쳤다. 그는 그들을 땅에 엎드리게 하고, (몇) 줄로 나누었다. 매번 두 줄을 처형하고, 셋째 줄은 살렸다." (David also defeated the Moabites. He made them lie down on the ground and measured them off with a length of cord. Every two lengths of them were put to death, and the third length was allowed to live. NIV). {현대영어역} (Today's English Version) 같은 것은, 세 사람 당 둘을 처형했다고 번역 합니다. "그 때에 다윗은 모압 나라를 쳐부셨다. 그는 포로들을 땅에 엎드리게 하고 매 세 명 마다 둘을 처형하였다." (Then he defeated the Moabites. He made the prisoners lie down on the ground and put two out of every three of them to death. TEV). {새 생활역} (New Living Translation) 번역은 전체 포로를 세 그룹으로 나누고 그 중 두 그룹은 처형하고 한 그룹은 사면했다고 번역합니다. "다윗은 모압 땅을 정복하였다. 사람들을 줄 세워 땅에 엎드리게 하였다. 줄을 가져 다가 줄로 길이를 재어 사람들을 세 무리로 나누었다. 두 무리는 죽이고 한 무리는 살렸다." (David also conquered the land of Moab. He made the people lie down on the ground in a row, and he measured them off in groups with a length of rope. He measured off two groups to be executed for every one group to be spared. NLT). 위에서 보듯이, 전쟁 포로의 처형과 사면을 말하는 이 구절은 처형 대상자와 사면 대상 자의 비율과 그 선정 방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비율은 2:1입니다. 선정 방법은 일종의 제비 나 주사위의 기능을 가진 끈이나 노끈이나 밧줄을 던지거나 밧줄로 재는 방법을 쓴 것 같습 니다 (미가 2:5). 혹은 몇 열 종대나 몇 열 횡대로 서게 한 다음에 두 줄마다 처형하고 한 줄은 사면하는 방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전쟁 포로들을 몇 열 종대(縱隊)로 세웠는 지, 몇 열 횡대(橫隊)로 세웠는지는 현재의 본문만을 가지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 가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은, 포로들을 여러 줄로 세우고, 한 줄 건너 두 줄 씩 사람을 처형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매 석 줄마다 두 줄은 처형을 하고 한 줄은 사면을 한 것입니 다. 결과적으로는, 2/3는 처형하고 1/3은 살린 것입니다. 본문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우리말 번역은 과감하게 그 뜻만을 옮기고 원문의 문장 구조나 구문을 옮기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쟁 포로들을 세워놓고, 2/3는 처형하고 1/3 은 살렸다고 번역해야 할 것입니다. 왕상 11:15-16에 보면 다윗은 에돔을 정복한 다음에 그 곳에 여섯 달을 머물면서 에돔 의 남자는 다 죽여버린 일이 있습니다. 모압의 경우보다 훨씬 더 잔인합니다. 왜 그런 잔인 한 처형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포로들을 다 먹여 살릴 수 없었기 때문인지, 여러 가 지 잡역에 동원시키기에는 포로의 수가 너무 많았는지, 아니면, 이스라엘 국가의 안전을 위 한,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한, 강자의 기획(企劃)이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새해부터는 성서 난해구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이 난이 꾸며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질문을 보내실 때는 세 가지 경로 중 하난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 cbsi@chollian.net으로 보내시거나, 2) http://www.bibleclinic.net으로 들어오셔서 Bible Clinic의 게시판 "성경에서 궁금한 것 지금 물어보세요"를 사용하시거나, 3) http://www.bskorea.or.kr/로 접속하셔서 "문의사항"으로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물론 편지나 FAX로 문의하셔도 됩니다. 햇순 편집부 주소와 FAX는 {햇순}에 적혀 있습니다.
민영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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