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부총무)
민영진 목사
(대한성서공회부총무)
1 아내 된 자들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복(順服)하라 이는 혹 도를 순종치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의 행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하려 함이니 2 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위를 봄이라 3 너희 단장(丹粧)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말고 4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 5 전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던 거룩한 부녀(婦女)들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복(順服)함으로 자기를 단장(丹粧)하였나니 6 사라가 아브라함을 “주(主)”라 칭하여 복종(服從)한 것 같이 너희가 선을 행하고 아무 두려운 일에도 놀라지 아니함으로 “그의 딸”이 되었느니라 ([개역한글판] 벧전 3:1-6)
남자이신 민영진 목사님, 위의 본문 읽어보셨겠지요? 이 본문을 읽으면 읽을수록 짜증이 나고 화가 나요.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우선 우리말로 번역된 본문이긴 한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남편들과 아내들에게 주는 권면 같기는 한데, 그리고 대체적으로 아내들은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말 같긴 한데, 1절 끝 부분 “도를 순종치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의 행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하려 함이니”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2절 “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위를 봄이라”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4절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는 도 무슨 말입니까? 원문이 이렇게 난해한 것입니까, 아니면 우리 번역이 엉터리라서 그런 것입니까?
2) 여자들의 화장(化粧)이나 단장(丹粧)에 대해서 베드로 사도께서 뭘 아신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십니까? 아내들더러 남편들에게 복종하라는 거 이해됩니다. 옛날에는 다 그렇게 해서 가정의 평화를 지켰으니까요. 그런데, 3-4절을 보니까, “너희 단장(丹粧)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말고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고 하니, 단장을 하란 말입니까 하지 말란 말입니까? 여자들에게 몸 단장이나 얼굴 화장은 생명과도 같은 것인데, 머리를 다듬고, 패물을 차고, 옷을 신경 써서 입는 것 등이 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입니까? 서울 시내의 내로다 하는 교회에 가보세요. 여성들 중에 비싼 머리 손질을 하고, 고상한 악세사리를 차고, 유행을 따르는 멋진 옷을 입은 이들이 없습니까? 그런 이들은 다 비성경적, 반성경적인 사람들입니까? 그리고 기껏 하신다는 말씀이 “전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던 거룩한 부녀(婦女)들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복(順服)함으로 자기를 단장(丹粧)하였나니”라고 하니, 해도 해도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3) 또 6절에 보니까 “사라가 아브라함을 ‘주(主)’라 칭하여 복종(服從)한 것 같이 너희가 선을 행하고 아무 두려운 일에도 놀라지 아니함으로 ‘그의 딸’이 되었느니라”라고 하니, 구약 성경에 어디 그런 기록이 있습니까? 아이구, 답답해!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속 시원하게 좀 대답해 보세요, 남자 목사님!
서초동의 울분 여신도 올림
세 가지로 나누어 말씀하셨으니까, 저도 그 순서를 따르겠습니다. 1) 번역 내용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있으면 저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납니다. 울분님께서는 어쩌자고 개화기에 번역된 [성경전서개역한글판]만 알고, 그 후에 여러 차례 새롭게 번역되거나 개정된 성경은 전혀 모르고 계십니까? 울분씨께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신 본문은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같은 것을 보시면 아주 알기 쉽게 명확하게 번역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1 아내 여러분, 이와 같이 여러분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비록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아내의 말없이 행하는 행실을 통하여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2 그들은 여러분의 경건하고 순결한 행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3 여러분은 머리를 치장하거나, 금붙이를 달거나 옷을 차려 입거나 하는 겉치장을 하지말고, 4 썩지 않는 온유하고 정숙한 마음으로, 속 사람을 단장하도록 하십시오. 이것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값진 것입니다. 5 전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던 거룩한 여인들도 이와 같이 자기를 단장하고, 자기의 남편에게 순종하였습니다. 6 마치 사라가 아브라함을 주인이라고 부르면서, 그에게 순종한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도 선을 행하고, 아무리 놀랄 만한 일에도 무서워하지 않으면, 사라의 딸들이 될 것입니다. ([표준새번역] 벧전 3:1-6) 2) 화장을 하지 말라거나 단장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겉치장에만 신경쓰지 말고 속 단장도 좀 하라는 말이겠지요. 저도 화가 나는 것은 속 단장이라는 것이 어떤 인격 도야와는 무관한 “남편에게 순종하기”에 연관시킨 것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3) 사라가 자기 남편 아브라함을 “주(主)”나 “주인(主人)”이라고 불렀다고 하는 것에 대하여 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창세기 18장 12절에 보면 늙은 사라에게 천사가 득남할 것을 예고하니까, 사라가 속으로 웃으면서,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主人)도 늙었으니 내게 어찌 낙이 있으리요”([개역])라고 한 말이 있습니다. 같은 본문이 “나는 기력이 다 쇠진하였고, 나의 남편(男便)도 늙었는데, 어찌 나에게 그런 즐거운 일이 있으랴!” 하고, 속으로 웃으면서 중얼거렸답니다. ([표준새번역] 창 18:12). 히브리어 “아도니”는 그 문자적인 뜻은 “주인”이지만, 사라는 이 맥락에서는 단지 “남편”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자기도 늙고 자기 남편도 늙었는데 어떻게 임신이 가능하기라도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히브리어 “아돈”이 지닌 문자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고, 현대의 다른 여러 번역들, 예를 들면, 우리말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영어의 RSV, NRSV, BBE, NAB, NJB 등이 단순히 “남편”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화를 좀 진정시키실 수 있으셨다면 다행이겠습니다. 남자 목사 드림
민영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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