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시월은 정말 '아름' 다운 절기입니다. 창조절의 오름에 이르러 그동안 땀흘려 일한 손과 가슴을 뿌듯하게 채우는 열매들이 영그는 때여서 한층 더 아름다운 때입니다. 책을 붙들고 씨름한 사람들에게는 앎이 영그는 시간이기에 또한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특히 '거룩한 독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열매와 앎이 영그는 보람과 아울러 창조와 구원의 섭리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구원의 은총을 느끼고 경험하는 사람에게만 자연도 창조주의 '아름'으로 보는 눈이 열립니다. 창조의 손길과 섭리를 깨닫는 사람은 그래서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되고, 창조의 지혜를 따라 살 수 있게 됩니다. 균형과 형평과 조화는 창조 질서의 근본이기에, 창조의 지혜를 따라 사는 삶은 곧 나눔의 삶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인자가 세상에 오신 목적을 밝히시며 '섬김'을 말씀하신 까닭은 섬김이 선택적인 것이 아님을 밝혀줍니다. 더우기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을 가리키는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주러 왔다"는 말씀에 이르러서는 섬김이 '아름'의 궁극적인 뜻임을 드러냅니다. 섬김은 나눔과 떼놓을 수 없는 사랑의 표현이요, '아름' 의 근본입니다. 인자가 보여주신 '아름' 속에는 고뇌와 고난이 서려있는 '앓음' 이 있고 끝내 희생제물이 되는 죽음에 이르는 앓음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동시에 '앓음다움'을 찬미하는 삶 속에 참으로 끊임없는 찬미의 생활이 가득한 빛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