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수련을 할 때 상상을 거슬러서 정진하라고 합니다. 그 까닭은 상상력은 매우 소중한 것이기는 하지만 자칫 잘못 활용하다가는 우리를 환각 속에 빠져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부터는 한동안 감성적인 명상조차 교회 안에서 금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진리를 왜곡하거나 핵심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면 끊어버려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상을 거슬러서 정진하라는 말은 결코 상상의 세계를 차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상상력을 동원하되 진리의 핵심에 초점을 맞추는 일을 게을리 하거나 벗어나지 말아야 할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십자가에 촛점을 맞추라 합니다. 어떤 이는 부활에 촛점을 맞추라 합니다. 또 어떤 이는 하나님나라에서 그 핵심을 찾으라 합니다.
이밖에도 사랑 또는 성령에촛점을 맞추는 것을 포함하여 상관중심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일지라도 거기서부터 상상의 나래를 펴고 헤매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하나라도 징검다리를 삼듯이, 싸인으로 삼듯이 또는 화두로 삼듯이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정진하다가 마침내 하나님께 집중하는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상상의 위험은 이렇게 극복되는 것입니다. 잡념을 이겨내는 것도 이렇게 해서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