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초등학교 5학년인 다솜학교 학생 정주연의 글입니다.
주연이는 에니어그램 3번(성공형)입니다.
2001년 1월4일 목요일. - 2001 다솜 캠프의 두 번째 날을 보내며-
2001년 새해가 또 다시 밝아왔다. 그리고 다솜 캠프도 다시 돌아왔다. 내 이야기도 하고 남도 생각하며 보냈던 첫째 날이 어느덧 지나갔고 두 번째 날도 벌써 3/4 이나 지나갔다니 오늘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망산'이라는 산에 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서울 남산 크기에 맞먹는 산이란 얘기를 듣고 겁을 많이 냈다. 원래 나는 산을 좋아하지도 않아 안 다녀서인 지 더욱 벅차게 느껴졌다. 그래도 공동체 생활에서 나만 빠질 수도 없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씩 걸음을 옮겼다. 가는 사이사이에 힘들어서 놓친 장면은 많았지만 너무나도 맑은 바다와 멋들어지게 생긴 나무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숲에 가려졌다 나왔다 하는 바다와 오 랜 시간에 걸쳐 지금 모습이 된 바위들 등이 자연스럽고 내가 가지고 있는 눈이라는 사진기 로 찍어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그 힘들던 시간들이 가고 드디어 정상이다. 정말 이해가 안 가던 산악인들이 왜 산을 타는지 수궁이 갔다. 올라가서 봉수대에서는 장난도 치고 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 후에는 정말 잊혀지지 않는 시간, 15분을 가졌다. 그것은 명 상 시간이었다.
주위에 있는 바다, 하늘, 땅 등을 보면서 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한 것 같다. 2000년의 꿈들 중 악몽은 모두 벗어버리고 대신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 맑은 바닷물에 지난 2000년의 내 잘못을 모두 지워 버리고 새롭게 시 작하는 마음으로 새해에는 '왜 내가 한 해를 그렇게 밖에 살지 못했을까?' 하는 말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주위 사람들의 건강도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내년에 내 곁에 이런 생각을 같이 할, 한 해를 같이 보낼 그 누구 하나라도 없 으면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내려오면서 다리가 후들거려 마음이 조금은 약해졌다. 하지 만, '나한테 남은 것은 힘뿐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내려왔다. 차가 보이고 끝이 보이자 다리가 어떻든 힘이 생겼다. 그걸 보면 사람이란 참 신기하다. 마음먹기에 따라 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 던가? 다음에 내가 약해지면 이 때를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야겠다.
'망산'이라는 산, 세계 지도에서 나타나지도 않는 그런 작은 산에서조차 많은 지혜를 배웠다. 자연은 우리에게 사는데 필요한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이 되는 것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오늘, 내가 해 본 여러 가지 생각을 맘속에 간직하고 더욱 더 발전하는 내가 되어야겠다.
남은 일정도 힘들다고 꾀부리고 짜증내고 그래서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힘들어도 열심히 해
야겠다.
공동체문화원 소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