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집안에서 제일 먼저 예수를 믿어, 칠원 윤씨 씨족은 거의 기독교이다.
나의 고모는 장로교 여전도회 전국 회장을 하기도 하고, 고모부는 극동방속극 윤현의 기념관을 봉헌하기도 하였고, 많은 식구들이 여기 저기에서 하나님과 이웃사랑을 온 몸으로 살고 있다. 우리 가족들은 할머니 한 사람이 뿌린 씨앗이 많은 열매를 맺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신앙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야 할 의무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6.25 시절, 밥을 지으실 때면, 끼니때 찾아오는 걸인들의 몫을 챙기시느라 되면 2-3인분을 더 앉히시던 할머니는 항상 새벽 4시에 언제나 일어나셔서 6시까지 중보기도를 하셨다.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식구들을 위해 지구 한바퀴를 돌고, 또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척들과 이웃들을 위한 기도를 모두 하고 나면 그만큼 시간이 걸렸다. 나는 지금 그 때 기도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들이 나의 할머니의 기도 때문에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다시 다시 깨닫는다.
나에게는 그런 할머니의 뒤를 이어 하나님의 일꾼의 삶을 살아가는 3명의 여동생과 1명의 남동생이 있다. 그들을 각각 교회에서 목사, 권사, 집사의 역할을 맡아서 일을 하고 있다. 나의 남동생은 미국 이민 생활을 하면서 장로직을 열심히 감당하고 있다. 지금은 목사가 된 나의 여동생과 나는, 그 밑의 어린 동생들이 학교를 다닐 때, 나이 많은 부모님을 도와서 동생들 뒷바라지를 했었다. 그리고, 이제 와서는 그 동생들이 그 은혜를 너무나 잘 갚고 있다.
내 남동생은 돈을 참 잘 번다. 그러나 돈을 자기 손에 고여있게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움켜쥐려 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을 위해 내어놓으며, 나누며 살아간다.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는 그는 항상 열려있는 사람이다. 특히 큰누나인 나를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내 동생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께 늘 감사 기도를 드린다. 자식들의 결혼 때나 우리 집이 빚을 지게 되었을 때나 내가 돈이 절실히 필요할 때 나의 필요를 그는 단 한번도 외면한 적이 없이 나를 돕는다. 그의 아내인 내 올케와 나는 25년 전에 함께 성서연구를 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 힘 때문인지 올케와 나는 평생을 자매의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서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할머니가 뿌듯해 하시리라 난 믿는다. 그리고 나는 우리의 자녀들과 조카들도 늘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집안 식구들끼리도 잘 돌보면서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서 하나님의 자녀를 위해, 하나님의 일꾼들을 위해 나의 것을 내어주고 나누며 사는 사람이라야 신앙의 유산을 이어 받는 것일테니까..
윤 명 선 (공동체 문화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