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공산 독재나 군부 독재의 암울한 시대를 겪은 이 들은 한결 같이 자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 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권위주의는 가고 자유민주주의가 꽃피우기를 그토록 열망하였 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군부독재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생각하였을 때, 문민독재라는 말과 함께 또 다른 형태의 권위주의가 배어든 지배체제를 경험하며 한편 당혹감과 또 한편으로 놀라움과 분노 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발전은 계속된 다는 사실과 또 하나는 그 누구도 자기 팽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잊 어버리거나 외면하면, 우리는 역사의 오류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선거를 치루면서 어떻게 분별하고 선택하고 결단했느냐 하는 결과가 곧바로 우리의 냉혹한 현실로 나타나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감상주의나 로맨티시즘에 빠집니다. 안 그런다고 해야 무관심 속에 빠져 듭니다. 이런 잘못을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되풀이 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자유는 침해당하거나 제한을 당하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역사의 교훈은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우리의 자유는 우리 스스로 지킬 뿐, 누구도 지켜 줄 수 없거니와, 그 누구도 우리의 자 유에 대하여 결정하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가 우리의 자유와 어떻게 고리가 지어지는지를 잊어버리거나 생각을 소홀히 하기가 쉽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화려할 만큼의 공약을 내세우는 정 당과 입후보자들을 비롯하여 선거의 승리에 집착하는 정치지도자들을 우리는 예리하게 관찰하고, 맑은 정신으로 분별하고, 자유에 대한 열의와 뜨거운 가슴으로 결단해야 합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선거 상황을 지켜보면서, 햇순 독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애니어그램에 대 한 기초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행태와 성격 발달의 수준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특정인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현상 내지는 현실에 비쳐진 발달 수준과 과정을 짚어보면, 자못 염려스럽고, 우울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애니어그램의 핵심과 기초는 약점과 문제를 스스로 발견, 인식포기의 단계를 거치면서, 해방과 성숙을 거치게 된다니까,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것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당사자가 회개하는 심정으로 자기 성찰을 깊이 해야 하고, 나아가서는 자기 팽창으로부터 탈출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자유를 남의 손에 맡기는 비극에 이르기 전에, 선거를 치루는 이들 모두
가, 입후보자에서 유권자, 위정자에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각"(自覺)을 새롭게 해야 할 것
입니다. 그 동안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못할 말이 없었고, 못할 짓이 없었던, 지난날의 부끄
러움을 그대로 뒤집어쓰고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의 자유는 우리 스스로 지킬 뿐" 이라는
진실을 가슴 뜨겁게 느끼면서, 장래에 세계 앞에 우뚝 설 자화상을 그리며 새롭게 자각해야 합니
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