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큰 인물은 어려서부터 사람 들에게 인정받는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에니어그램에 의하면 지도자 또는 우두머리 형으로 8번 유형을 꼽습니다. 어려서부터 일찌감치 독립심을 나타내 보이고, 코흘리개 어린이들 사 이에서도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명령과 지휘를 잘 합니다. 강한 성격으로 크면서 자기 주 장이 늘 뚜렷하고 자신감이 있습니다. 두뇌회전도 빠르고 행동지향적이고 도전적입니다. 주도권을 잡고 결정적이며 권위적입니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어려서부터 또래들 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이런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 특히 어머니는 자기 아이에 대한 자부심도 기대도 대단하여서 "우리 아이가 제일이다" 생각할 뿐 아니라, 남들 앞에서도 노골적으로 "우리 아이는 누구한 테 지고는 못살아요" 하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어 릴 적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머니와 애증이 엇갈린 관계로 자라납니다. 그러자니 일찍 이 독립하고 자립과 자족의 욕망을 강하게 지니게 됩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손에 넣고야 마는 성향이 강화됩니다. 힘의 사용에 있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첫째 설득하고, 뜻대로 안되면 둘째로 강압하고, 그래도 안되면 셋째로 폭력에 호소합니다. 자칫하면,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 권력과 힘을 쓰 기 원합니다. 설령 대화를 한다 해도 "설득"에만 마음을 둡니다. 진정한 대화로서 "비설득 적 대화"는 생각을 못하기 쉽습니다. 이런 유형의 성격이 아량과 뜨거운 동정심을 지니지 못하면 "소탈한 지도자"와는 거리가 먼 "우두머리"형이 되어서 정욕에 사로 잡히고, 매사를 정복하는 식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스스로 약함을 기피하거나 두려워하며 늘 대결 구도를 의식하며 살다 보니까 자신이 약해 보이면 누군가 치고 들어온다는 "음모이론"에 젖어 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정복하느냐 당하 느냐, 또는 이기냐 지냐 흑백논리에 빠져서 굴복이나 꿀리는 것을 기본적으로 두려워 합니 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들은 스스로 무자비해지면, 바로 그것 때문에 스스로 굴복하게 될까봐 두려워 하는 기본적 공포를 끌어 들입니다. 그러자니 자신은 더욱 무정하고 무자비 하게 "철갑"을 두른 듯 강화시켜야만 합니다. 지도자들을 보면 정도의 차이는 조금씩 있을지언정, 대부분이 이런 특징들을 드러냅니다.
어떤 분야의 지도자이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권력정치의 현실 속에서는 더욱 두드러
지는 것 뿐입니다. 더욱이 정치문화가 세련되지 못하고 성숙되지 못하면, 건강하지 못한 지
도자의 성격적 단면이 더욱 두드러질 뿐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더욱 심해지면 나타
나는 결과가 있습니다. 지도자 유형의 성격이 명심해야 할 것은 "남의 권리를 침해하면 결
과적으로 상승되는 것은 비인간성과 야만성 뿐이요, 궁극적으로 그들은 확실하게 쓰러지고
맙니다." 건강하지 못한 지도자의 전형으로 독재자의 말로를 극적으로 표현한 듯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교회 안에서나 정치사회 속에서 건강한 지도자를 가졌던 기억은 별로 없 고, 불건강한 성격의 지도자들을 너무 많이 보고 살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건강한 지도자 상이 어떤 것인가를 국민적 합의에 의하여 제시하고, 지도자가 되려는 이들 모두가 거기에 걸맞게 살자고 다짐을 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지도자로서 지식과 경륜을 갖춘 위에, 무엇보다도 아량과 뜨거운 동정심이 있는 지도자가 건강한 지도자입니다. 모두 가 자기를 존경하고 결정과 방향제시를 받기 위하여 우러러 본다고 하여 그들에게 군림하지 아니하고, 언제나 명예롭게 처신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힘과 권력을 건설적으로 사용하는 이 가 건강한 지도자입니다. "상생의 정치"를 주창하거나 "평화"를 주창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정치의 맞수나 라이벌을 의식하는 것을 뛰어 넘어서 언제나 역사의 심판을 현재 속에서 의 식하며 풀뿌리 민중을 두려워하며 대의 명분과 대동사회를 위하여 헌신하는 이야말로 건강 한 지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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