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띄우는 말씀 (2002. 8)

"당신을 지지합니다"

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우리 모두는 꿈같은 한 달을 지냈습니다. 월드컵 열기 속에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국가 이미지가 적어도 3% 이상 상승되었다고도 합니다. 세계의 감탄과 찬사를 받으며 멋있게 신나게 치러진 월드컵이었습니다. 이번 한일 월드컵의 “진정한 챔피언은 대~한민국 국민들”이었다고 세계 언론이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도 뜨거운 열정이 솟구치는 속에서도 질서가 있었습니다. “거리의 응원이 저렇게 될 수도 있구나.”하고 세계의 언론과 시민들이 한꺼번에 놀라며 보낸 찬사가 있습니다. “3무”의 새로운 표현입니다. ‘무폭력’ ‘무쓰레기’ ‘무무례’ 즉, 폭력도 없고 쓰레기도 없고 무례함도 없었다는 놀라움의 표현이었습니다. 축구장 안에 모인 응원단이 몇 만인데 비하여 거리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수가 몇 백만 명이라니 우리도 놀라고 세계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열기가 얼마나 높고 뜨거웠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리 응원에 나왔느냐 하는 것도 놀랍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마음 가짐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이 모아졌습니다. “응원과 지지”의 마음이 뭉쳤습니다. 이길 때 환호하고 질 때는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마음이 솟았습니다. “공동체인”의 마음이 승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이 시작될 때 저는 이 편지를 쓰면서 “통찰력과 뜨거운 동정심을 부추기며”라는 주제로 마음의 소원을 털어놓았습니다. 개개인이 책임있게 자율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우리”를 살리는 공동체인이 나타내는 저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월드컵을 치르면서 젊은이들의 화산처럼 분출하는 저력이 꿈같은 현실을 나날이 리얼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마음은 행동의 원천이요, 행동은 마음의 반영이다.”라는 금언을 실감하게 하는 청정한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서포터스”의 문화가 새롭게 창출되는 것을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응원과 지지의 문화입니다. 실수하는 선수에게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고 “잘했다, 잘했다”를 힘껏 외치는 아름다운 서포터스들의 출현을 세계가 증언합니다.

대~한민국의 응원단, “붉은 악마들”은 제 나라 선수만 응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남의 나라 선수들도, 상대편 선수들도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을 세계 앞에 보여줬습니다. “서포터스들의 공동체”가 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공동체인”의 경험이 우리 모두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입니다. 그동안 “피와 땀과 눈물”을 아낌없이 쏟은 히딩크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과 마음들이 모아진 “서포터스들의 마음”이 보여준 놀라운 저력과 창조력입니다. “이제부터다.” 그렇습니다. “이제부터다.” 우리 모두가 다지고 또 다지고 나설 때입니다. 월드컵 경기장 안에서만 보여준 응원과 지지가 아니잖습니까? 거리 마당에서 보여준 응원과 지지의 문화가 아닙니까? 이미 시작된 거리의 응원 문화는, 일상 속에서 시작된 응원과 지지의 문화 곧, 서포터스들의 문화입니다. 이제는 누가 누구를 만나도 “나는 당신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고 꼭 선언하지 않더라도, 이제부터 나는 당신의 서포터가 되는 것입니다. 당신이 잘할 때 환호하고, 당신이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잘했다.”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서포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잖아도 온 국민이 응원단이 된 듯이 월드컵에 열광하며 지지하는 동안에 행여나 소외당한 소수자나 약자에 대하여, 그리고 인권이 소홀히 다뤄질까 염려하는 뜻깊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경청하는 마음”으로 약자를 보호하고 응원하며 지지하는 서포터들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정치인들과 그보다 더욱 못나게 구는 북쪽의 지도자들에게까지도 응원하고 지지하는 멋진 서포터스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짐합니다. “이제부터다. 당신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