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운 목사
(발행인 / 공동체성서연구원장)
지난 대선의 표어 ‘국민 대축제’는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한번 지나면 끝나고 마는 그런 표어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국민 대축제가 더욱 발전하고 또 알차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국민의 큰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대축제는 이제부터입니다. 국민의 저력과 역량이 총결집되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 모두가 승자가 되어야 합니다. 대동사회를 만들고 대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누가 되더라도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에서는 라이벌이었을지라도 결과에 승복하며 함께 국민에게 봉사할 사명을 엄숙히 재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있는 힘을 다 쏟아 애쓰며 직접 대선에 간여했던 정당과 인사들도 모두 겸허하게 그동안의 노력을 전환하여 진정한 국민 대축제를 만드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할 것입니다. 이긴 쪽에서는 겸손하게 자애자중하고, 진 쪽에서는 실의와 좌절을 딛고 서서 의연하게 나라의 앞길을 당당하게 다져나가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모두가 새 시대, 새 정치를 펼치는 일에 동참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힘(Power of One)은 큽니다. 최고 지도자가 된 대통령의 힘은 큽니다.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떤 마음 자세로 서야 할 것은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 국민의 힘은 그 못지 않게 큽니다. 대통령이 잘하도록 지원하는 일도 국민의 몫이지만, 행여나 잘못할 가능성이 보일 때 비판하고 견제해서 바로잡고 나가도록 하는 일은 더욱 큰 몫입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낙후성을 면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정치인들의 지식이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 정직성이 결여된 데 있었습니다. 유권자나 국민도 기본적 역량이나 교육 수준이 낮아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주권 의식이 모자란 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우리 모두가 일구어낸 월드컵 4강 신화는 새로운 가능성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거기서 우리가 확인한 우리의 저력과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스스로 놀랄만한 힘을 분출시킬 뿐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하는 힘입니다.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할 나라와 민족에 대한 우리의 조건 없는 사랑은 온 국민의 근면과 활동성을 탁월하게 끌어냅니다. 축구 강국의 면모와 함께 정보산업 강국의 뚜렷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 마당에 젊은 시민들과 온 국민이 이제야말로 의미의 정치와 희망의 정치를 복원함으로써 민주 정치의 모범 국가를 만드는 일에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지난 6월의 함성을 누가 끌어냈습니까? 서울의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하여 전국에 붉은 물결을 일구어낸 이가 도대체 누구입니까? 어느 한 사람의 영웅이 해낸 일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목표에 집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번졌고, 손에 손을 맞잡은 이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대~한민국’을 연호할 때 우리 모두의 가슴은 활화산처럼 타올랐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때의 감격과 열정으로 그 경험을 거울삼아 신화를 재현하는 정치의 예술을 보고 싶습니다. 국민 모두가 승자가 되는 참된 대축제를 연출하는 정치 지도자와 함께 무대를 꾸밀 시민들과 시민 단체들을 보고 싶습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그 저력이 다시 한번 새롭게 결집되고 승화될 뿐 아니라 지탱하는 찬란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제 국운의 상승기류를 탑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면 상승합니다. 우리의 나태와 자기비하의 단점을 극복하고 무조건적 사랑으로 근면과 활동의 장점을 살리면 신실하게 성취하는 놀라운 국민이 됩니다.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는 경이로움을 연출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새 천년,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대~한민국의 대축제’가 멋지게 신나게 펼쳐질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지역과 계층과 세대 사이의 갈등을 극복하며 이루어내는 국민 대통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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