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삶의 뜨락 (2002. 1)

나의 기도

박종렬

당신께서 만드신 자연 속에 하나된 마음으로 앉아 봅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이 시간
바위는 침묵하고
나무들은 조용하고 고요합니다.
간혹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가 침묵을 깹니다.

그러나 더 넓은 시야로 눈을 돌리니
자연 같은 나의 주변이
온통 인간이 만든 문명 속에
갇혀있는 고요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아파트를 짓는 망치소리도 들리고
괴물 같은 기계소리도 간혹 들리는군요.
자연 속에 동산을 짓는
당신의 자녀들의 욕망 아닌 욕망의 부산한 움직임도
고요를 깨고 있군요.

너무 바람이 없어 고요함은 참 고요의 맛을 모르고
부산하고 굉음을 울리는 저 건축현장에는
고요함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움직이며
하나님을 향하여 침묵 아닌 침묵을 하는군요.

하나님
진정한 사랑의 삶이,
행동하는 정의가,
고요하면서도 평화로운 마음으로 창조해 가는
하나님의 넓으신 손길임을 느껴봅니다.
하나님의 지혜와 은총으로
가득한 세상임을 가슴 안에 채워봅니다.

파괴와 죽음 속에
미움과 분노,
절망과 상처들로 가득한 현실세계를 넘어
동전의 양면처럼
생명의 그림자에 연연하는 어리석음을
떨처버리게 하는 또 다른 영적 세계를 그려봅니다.
갑자기 희망과 사랑과 무욕의 마음으로 변하게 하는 마음의 세계로부터
이 세상을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 봅니다.

이제부터 우리의 삶 가운데서 '영원'을 느끼고.
'생명'을 빛나게 발현하고 살며
주님의 지혜를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제! 주님의 십자가는 고통의 십자가가 더 이상 아닙니다.
영생가운데 용서의 마음 치솟아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의 마음으로,
부활을 기대하는 깨달음으로,
당신의 십자가는 더 깊은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소망을 알리는 출발임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절망하고
고통 속에 헤매는 당신의 자녀들을 향하여
십자가상에서 피끓은 연민과 사랑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내셨을 뿐입니다.
그 울부짖음은 우리에게
위대한 용서로 다가왔으며
절망하는 우리에게 한 순간의 삶의 전환이
새 하늘 새 땅을 보게 하는
희망을 배우게 하였습니다.

주님 !
바위처럼 묵묵히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듯이
나무처럼 온전히 모든 것을 당신께 바치듯이
새처럼 자유롭게 주신대로 감사하며 살 듯이

이 모든 생명보다 귀하게 지으시고
자녀로 창조하신 우리 모두,
바위처럼, 나무처럼, 새처럼,
살아갈 수 있게 인도하소서.

이제부터
주님의 지혜와 능력과 뜻에 온전히 하나되는 삶 가운데
욕망을 넘어 사랑을
이기심을 넘어 참 의로움과 진리를 추구하며
당신께서 창조하신 자연 속에 하나됨과 다양함을 만끽하며
신 바람나는 삶의 춤을 추며 살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이제
더 이상
어떤 세상적 부귀와 권세와 영광에도 집착하지 말고
오직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생명의 길에
한눈 팔지 말고 정진하며
사랑과 진리와 의로움으로
세상에 나아가며
미소와 감사와 찬양으로
모든 형제자매와 하나됨을 느끼며 살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박 종 렬 (목사님으로 지난 8기 에니어그램 영성수련회에 참석하여 쓰신 묵상글입니다 )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이경희



곱디고운 단풍 속에서 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셨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은 바쁘고 긴장된 연속이어서
더 이상은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남을 위해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힘겹고 벅찰 때도 많았습니다.
특히 11월 한달은 행사 속에 묻혀서 더욱 그렇습니다.
쉬지 않고 달려 왔지만 진정 무엇을 위한 바쁨이었고
누구를 위한 일들입니까?
진정 내가 빠져버린 일을 위한 바쁨들은 아니었는지요.
진정 나를 찾아 안아주고 싶습니다.
쉬게 해 주고 싶습니다.
게으르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주님!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 나오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고 하셨던가요?
무거운 짐을 내려 놓고 갑니다.
욕망과 나서고 싶음, 튀고 싶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음,
사랑받고 싶음에서 진정으로 해방되길 원합니다.
모든 것, 우주, 자연, 가을의 아름다운 나무들, 하나님의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다시금 나를 깨우쳐 주심을!
편견과 오만, 아집의 덩어리들을 내려 놓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모든 것은 조화 속에서 참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사물과 상황을 넓게 보고 용납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되게 하소서...

이 경 희 전도사님은 천안중앙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중앙파랑새 공부방 담당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