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나
오늘 우리는 월요성서연구에서 요셉을 만났다.
오늘 우리들이 요셉을 만나면서 재미있게 나눈 이야기들 중 하나는 요셉의 에니어그램 유형
에 관한 것이었다. 분명 3번일꺼야, 3번에 4번 날개? 아니 아니야, 2번 날개일꺼야.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로 보아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아니었을꺼야...
'어떻게 요셉이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열면서 나눈 이야기들을 목사님께서 정리해 주시는 시간에 목사님께서는 요셉이 일 생을 통해 얼마나 훌륭하게 자기 감정을 조절해 왔으며, 끊임없이 생겨나는 부정적인 감정 들을 얼마나 꾸준히 긍정적으로 채워갔는가 하는 것에 우리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하셨 다. 나는 머리가 갑자기 멍해졌다.
그동안 '가난한 이들과 함께 치열하게 살아라, 감사하면서 살아라, 기도 많이 하라. 예배에
충실하라'고 하는 이야기들에는 별로 내 맘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들은 그다지 어렵게 느
껴지지 않았고, 당연하게 해야 할 것들이라는 인식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조절하고, 극복하고 그 부정적인 감정이 있던 자리를 긍정적인
것들로 채워가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은총을 감당하면서 하느님 앞에 설 수 있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맘이 움직인 것이다.
그래,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거룩을 이야기하면 뭘해..
쉽게 분노하고 상처주고 감정 조절 못해서 울고 지치고 주저 앉는걸..
다른 사람의 한마디가 예수님의 말씀 백마디 보다 신경쓰여..
교인들 앞에서 말씀을 전하고 돌아서는 목회자의 마음속에 우울함만 가득할 것을.
사실, 나는 요사이 매우 우울한 감정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죤 웨슬리는 자신 속에 부정
적인 감정들을 15분 이상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는데, 나는 몇 달째 이 부정적
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드디어 오늘 나는 나의 우울의 원인을 바로 오늘 말씀 속에 발견했다.
사람만이 최고, 사람에게 의지, 배신하면 분노, 돈없으면 우울, 물질앞에 비굴,
시간앞에 조급, 힘있으면 관심, 분노조절 불가, 인정하면 헤헤, 욕먹으면 복수,
일요일만 예배, 주십시오 기도...
나의 우울은 나, 나의 삶, 나의 식구,나의 주위, 나의 주위 사람들.. 이 모두를 움직이는 주동
자를 잘못 짚은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었다. 거기에서 내 생각과 계획대로 착착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생기는 이 부정적인 감정이 바로 오랜 시간 나를 지배했던 우울이라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그 손길을 느끼기까지 왜 이리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요셉은 꿈쟁이였다. 사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도 떠들어 댈만한 꿈은 좀 꾸는 편이다.
특히 사람의 주위 사람이 죽음을 맞는 상황을 미리 꾼다든지 하는 꿈은 꽤 잘 꾼다.
사랑하는 나의 오빠의 가게의 윗층에 불이 난 적이 있는데, 그 전날 옆집에 불이 난 꿈을
꾼다든지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날에 아는 교인이 죽음을 맞는 꿈을 꾼다든지 하는
약간 비껴간 꿈을 꾸거나 하기도 한다. 내 이야기에 사람들은 날더러 길거리에 자리 깔으라
면서 자기들의 꿈은 꾸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부탁한다.
요셉이 일생을 통해 상상과 공상의 단계를 거쳐 꿈을 꾸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극복하
기 위해 끊임없이 하느님을 의지하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가꾸어 간 것처럼, 그래서 마침내
아름다운 용서의 능력을 가지게 된 것처럼 혹시 나도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그런 유형의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쪼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오늘 나는 나의 삶의 주인을 잘못 짚고 살아 왔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주신 은혜에 감사
하며, 나의 영성의 끊임없는 발전 과정에서 함께 할 공동체 식구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이제, 나의 문제의 원인을 발견했으니, 이것을 이겨내는 능력을 위해 또 한 걸음,
하느님의 일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능력을 위해, 그 다음에는 용서하는 능력
을 위해 또 한 걸음 한 걸음 한번 가봐야겠다.
* 윤세나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