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봉
이것이 여태껏 주변사람들에게 초면이나 구면이나 '나' 자신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멘트이다. 이 정도밖에는 '나'에 대해 곰곰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나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나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면서 성장했었던 것 같다. 나를 신뢰하는 만큼 조그마한 실패에도 크게 위축되곤 했었다. 항 상 현실에 충실했으나, 현재에 만족이 없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생 활, 직업, 전공)을 원했으며 심지어 세상도 바꿔보고 싶은 생각을 종종 했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나는 한편으로는 나의 이런 모습이 싫 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의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을 누군 가가 속시원하게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었다.
내가 처음, 교회에 나가고, 신앙을 가지게 된 것도 아마 이러한 문제 를 해결하고자 함이 적지 않은 부분이 개입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의 믿음 생활을 돌아보면, 그저 주위의 크고 작은 문제들 을 단순히 율법적으로만 절제하고 용납하는 식이 되어버렸다. 정말 깊이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진정으로 나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근본적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답답함의 끝에서 나는 '에니어그램 영성수련회'에 참가하게 되 었다. 그리고 나 자신을 찾게 되었으며 '나에 대해 더욱 심도 있게 생각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껏 믿음 하나만 가지고 주의 참종으로 살겠 다고 말해 왔었지만 나 역시 곤고한 인간이기에 원하는 선은 이루지 못 하고 세상의 모습 속에서 바뀌질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3월부터 '월요 공동체 성서 연구'에 참여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성서 연 구를 하는 과정에서 '나'를 알게 되었고 나의 성격유형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써 아버지 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우리들이지만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이 세대를 본받아 세상의 모습으로 살아 가고 있지 않는가? 에니어그램 영성수련은 단순히 성격파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 기 자신을 끊임없이 다듬어 하나님 앞에 정금 같이 쓰임 받는 존재로 승화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기 관찰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의 성격을 그리스도의 성품에 초점을 맞추어 건강하게(발전) 만들어 갈 수 있는 해답도 얻을 수 있었 다. 지금까지 나에 대해 물음이 생길 때면 이리저리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은 "나두 잘 몰러!"하고 고민을 끝내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나를 잘 모른다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겠다. 더욱 깊이 있는 영성을 가지고 나 자신을 알아 나아가며 하나님의 완성된 작품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자 끊임 없이 수련 하련다.
* 장철봉 - 장철봉님은 1973년 평양에서 태어났고,
1995년에 남한으로 귀순하였습니다.
남한 생활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나서, 지금은 킹더마이저 신학교에서 신학을
신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