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 C. 성령강림절 (2001. 6. 3)
성경 본문 - 창세기 11 : 1 - 9
1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2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동 하여 오다가, 시날 땅 한 들판에 이르러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3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썼다. 4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5 주께서는, 사람들이 짓고 있는 도시와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다. 6 주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 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8 주께서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9 주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 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주께서 거기에서 사 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 표준새번역>
<해설>
오순절에 우리 모두가 기리는 성령강림 사건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배경이 되는 바벨탑 이 야기를 먼저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창세기의 야훼(J)문서 편집자는 원역사를 일단락 지 으면서 바벨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공동체가 와해되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첫째, 하나님과의 사귐이 불가능해지며, 둘째로 이웃과의 사귐과 공동체 형성 이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본문에 의하면 그와 같은 소외 현상의 원인은 인간의 오 만에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의 성취에 자만하면서 생기는 오만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반란적인 오만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거스리기 위하여 인간들이 일치단결하 려는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일치가 아니라 도전하기 위한 일치요, 하 나님께 순종하기 위한 일치가 아니라 불순종하기 위한 일치입니다. 결국 인간의 오만은 그 뿌리에 이기심을 품고 있으며 자기 중심적 태도를 지니게 될 때, 구심점은 없어지고 모두가 원심력에 사로 잡혀 뿔뿔히 흩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남는 것은 "바벨" 곧, 혼란이 있을 뿐입니다.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의사 소통이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 중심적인 삶을 거부하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영위해 보려고 하지만, 남는 것은 일치가 아니 라 불일치요, 분열과 혼란, 그리고 공동체의 와해가 있을 뿐입니다. 언제라도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오만은 공동체의 위기를 몰고 옵니다. 결국 하나님 중심적인 일치와 공동체를 위하 여 살 때에 구심력에 의하여 정의가 깃든 평화(Shalom)의 공동체가 가능한 것임을 오늘의 말씀에 비추어 재확인합니다.
<공동연구>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명상하십시오.
3. 바벨탑 이야기의 저자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했다고 생각합니까?
4.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이름을 날릴려고 의논하는 사람들에게 결정적인 문제를 찾자면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요?
5. 도시와 탑을 세우는 인간의 모습을 보시고 그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는 데서 하나님의 의지를 어떻게 봅니까?
6. 이 말씀 앞에서 오늘 우리는 무엇을 결단하고 회개해야 할까요?
* 성령강림절
시 104:25-34 / 창 11:1-9 / 행 2:1-21 / 요 15:26-27,16:4하-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