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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대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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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보도로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른 사건이 있다. 몇 년 전 그 문제로 감리교회가 요동칠 때, 여러 사람에게 받은 ‘답정너’ 질문이 있다. “목사님은 그 사람과 동문이시니….”라는 말을 질문 앞에 하거나 뒤에 하거나, 분명하게 말하거나 말끝을 흐리거나의 차이일 뿐, 의도는 분명하다. 당신은 동문이니 그 목사의 사퇴를 당연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겠다는! 흔히들 우리 사회가 진영논리에 빠져 있다고 한탄한다. 조국이나 윤미향, 오거돈에 대한 의견들이 진영에 따라 획일화(?)되어있다는 주장이 그 한 예 例다. 한쪽에서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별일 아닌데 그런다고 비난하는 쪽을 비난한다. 문제는 거의 같은 사안에도 진영에 따라 흠 欠에 관한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과 논리에 해박한 분으로 알려진 어느 목사의 글을 SNS에서 읽을 수 있었다. “진영논리라는 말을 너무 자주 오용하는 것 같다. 나는 진영논리를 당연하다고 본다. 내가 서 있는 입장에 따라 주장이 달라지고, 논리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일면 공감되는 주장이다. 그러나 같은 사건을 놓고 발원지가 어느 진영이냐에 따라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는 논리는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되지 않을까.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 언급한 MBC 탐사프로그램에 등장한 ○○목사 사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기독교의 치부 恥部다. 어떻게 그 지경에 이르는 것이 가능했을까? 처벌로 말하자면 여러 가지 법률적 한계가 이야기될 수 있고, 속된 말로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나 역시 넓게는 이 땅에 사는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좁게는 같은 교단의 목사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내 생각에는 그 사건은 단순히 용납될 수 없는 불륜 혹은 성범죄가 아니라 ‘성 중독증’ 환자의 광란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환자(?)가 아무런 제지 없이 이 지경까지 달려올 수 있었을까? 단지 달려온 정도가 아니라 박수(?)를 받으며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까지 말이다. 몇 해 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그 목사를 지탄하는 소리가 우렁차게 총회장 總會場을 울릴 때였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교회 장로(?)라는 분이 대략 이런 발언을 해서 ‘저건 뭔 소리지’ 했던 생각이 난다. “우리 목사는 부임해서 우리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 분이다” 교회를 크게 부흥시킨 분이니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인지, 교회를 부흥시킨 공로에 비하면 그런 일쯤은 논란거리가 아니라는 말인지 지금도 발언의 의도가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의 보도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제가 된 성폭력 대부분은 지금의 교회가 아니라 전임 교회에서였다는 것이다. 그 교회에서도 그는 교회를 부흥시킨 능력 있는 목사로 존경(?)받았지만, 그 문제로 꽤 논란이 있었다는데 새로 초빙해 간 지금의 교회가 과연 그 사실을 몰랐을까? 혹 ‘교회 부흥’에 최적화된(?) 능력자를 모시는 일에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초빙 후에도, 교인 수가 늘어나는 것에 심취해 병 病이 진행형인 것을 보면서도 기꺼이 눈을 감은 것은 아닐까? 우리는 물어야 한다. 그리고 대답해야 한다. “목적이 과정을 정당화하는가?” “과정은 아무래도 좋은가?” 혹 교회마저도 한 목소리로 ‘그렇다’고 우렁차게 외치고 있지는 않은가? 모든 물은 궁극적으로 흘러 흘러서 바다를 이룬다. 그러나 같은 물이 아니다. 청정 산골짜기를 지나온 물과 시궁창을 지나온 물은 같은 바다를 이루지만 같은 물이 아니다. 하나는 바다를 살리는 물이요, 다른 하나는 죽이는 물이다. ‘바다’에 집착하다 ‘바다’를 죽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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