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 관한 기사가 인터넷신문에 게재됐습니다. 이 학교는 불과 5년 전만해도 학부모들이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지 않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는 기피학교였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이 학교는 주위의 학부모들이 보내고 싶어 하는 인기학교 중 하나랍니다. 대개의 초등학교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 학교는 지난 5년 사이에 학생이 100명 가까이 늘고 학교 주변에는 전셋집을 찾아보기 어렵답니다. 이 모든 변화가 학교의 변화에 기인하는데 그 변화의 핵심은 다름이 아니라 존중과 소통 그리고 인문 중심의 수업에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이 학교 아이들의 등교 풍경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등교하는 학생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며 맞아주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교장 선생님의 안부를 물으며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학교가 아이조차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 것입니다. 일부 학부모만 강제로 참여하는 학부모 단체를 없애고 다양한 학부모 동아리와 모임을 지원해 학부모들에게 학교의 문턱을 낮추었습니다. 불통의 학교를 소통이 가능한 학교로 만든 것입니다. 각종 시험을 없애고 인문학 수업을 강화했습니다. 지식의 주입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교육에 더 많이 관심한 것입니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변화이지만 이 작은 변화가 학교를 바꾸고 또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어 준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개혁을 아주 거창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실개혁이 동반되지 않는 교육개혁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 무엇이고 교사와 학생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상징이 교실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교육개혁은 교실개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교실개혁은 그리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교육당국이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몇몇 교사와 학부모들의 힘만으로도 가능한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부천의 부명초등학교 역시 혁신학교를 꿈꾸는 몇몇 교사와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노력해서 이룬 성과랍니다. (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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