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 1982년 노벨문학상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말입니다. 세월호 1주기인 4월 16일 콜롬비아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만찬연설에서 인용해 비난을 샀던 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 망각은 어렵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아직도 진도 깊은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아이들이 아홉입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거리를 방황하고 있고, 그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인간의 탐욕과 비인간화가 빚은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며 없애버린 규제,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며 방치한 위험,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외면한 안전 관련 투자, 그리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인간의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권력자들의 비인간성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사회 구성원 전체에 두루 관련되는 성질을 공공성이라고 하고, 그런 성질을 가진 재화를 공공재라고 합니다. 때문에 공공성은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지향하는 개인주의 사회,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공공성이 피어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또 공공성이 높은 국가들의 10만 명당 산재사망률이 1.8명인데 반해 공공성이 낮은 국가의 9.23명랍니다. OECD 30개 국가 중에서 한국의 공공성 수준은 30위이지만 한국 정부는 공공성의 중요한 기준인 불평등 해소에 관심이 없고, 국민은 그것을 바꾸려고 들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이 상태로 라면 우리는 앞으로 또 다른 세월호와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세월호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것이 또 하나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평화의교회, 박경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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