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강
요새 한창 뜨고 있는 인기가수 이정현의 노래의 후렴은 이렇다. "바꿔, 바꿔, 바꿔."
이 노래는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의 로고송이 될 정도로 정치권을 바꾸자는 소리가 드높다.
4월 총선을 눈앞에 둔 요즈음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은 승리의 잔을 들 것인가? 이미 승패를
떠나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은 정치판의 혁명이라고 말할 만큼 정치계의 파란을 가져왔
고, 그 동안 정치에 무관심한 많은 시민들을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갖도록 하였으며, 시민단체들의
정치적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제 그 여파가 종교계에도 불어와 기독교
시민연대, 불교 시민연대가 속속 발족하여 본격적인 시민단체들의 총선 대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물나는 정치를 '확 바꿔' 버릴 묘책은 없을까? 바로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다. 교회봉사만이 하나님의 일인 줄 알고 살아 온 교회여성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치는 내 일이 아니라며 살아온 교회여성들이 삶의 스타일을 '확 바꿔'서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이 이 땅에 실현될 수 있도록, 지역주의, 패권주의, 할거주의로 편가름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과감히 밀어내고 새롭게 참신한 인물들을 뽑아야 한다.
우리 나라 역사를 보면 해방 직후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한 적이 있었다. 주로 보수 우익
여성들로 대표되는 지식인 기독교여성들은 이승만 정권을 지지하는 수단으로 여성들의 정치참여
를 고취하였다.
당시 대표적 여성운동가인 황애덕의 글을 보면 "우리는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아내
된 도리와 어머니 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하여.... 우리의 자리와 권리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여성들이 선거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였다.
주로 여성들의 모성애와 애국심을 자극하여 정권을 찬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해방 직후 여성 운동은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여성의 권리를 운운하면서 여성의 선거참여를 내세웠다. 실제 이들 이 주장하는 여성의 정치참여는 정권유지의 한 방편일 뿐, 결국 몇몇 엘리트 여성들의 독보적인 정계진 출을 도왔다. 이 땅의 절반인 여성들, 하나님의 뜻을 이 땅 위에 이루고자 하는 일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몇몇 사람의 화려한 정계 데뷔가 아니다. 여성들의 선거참여를 통해,
다시 말해 낙선운동을 통해 썩어가는 그래서 냄새가 나는 정치권을 다시 향기 나는 숲으로 바꾸는 것
이다.
하나님의 공의로움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부정부패
의 고리를 끊고 '제 것을 제 것으로 돌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확 바꿔' 이 말은 정치계를 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되기를 바란다.
* 양미강 목사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총무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회개혁열린포럼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남편은 한민족선교정책연구소에서 일하는 이철용 목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