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바라보며 (2001. 2)

어머니들이여 이젠 정말 달라지자!

윤명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라면 누구나 자기 아이를 훌륭하게 잘 키우기를 원한다.
그래서 돌보아주고 챙겨주고 도와준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많은 어머니들은 지나치게 돌보아 주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사줄 때도 그 아이가 보아야 할 한 두권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몇 십권 되는 한 질로 사서 책상 앞에 꽂아 준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흥미를 돋우어 주기 보다 오히려 책에 질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과외를 시킬 때도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잘 하기를 원하 는 욕심으로 여러과목을 시킨다. 아이들이 노는 시간이 있는 것이 불안한지, 아니면 과외를 시키 지 않으면 뭔가 불안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한끼쯤 굶어야 좋을 아이에게 너무 많은 간식을 먹인 다. 이것 저것 많이 먹어야 엄마노릇을 제대로 한다고 안심하는 것 같다.
친구들이랑 축구를 하 는 운동장에도 따라간다. 아이들 갈등에 끼어들어 어른들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있는 대로 지시한다. 그래서 어떤 아이는 자기가 결정해야 하는 일에도 "엄마 한테 물 어 보구요"라고 한다. 옷을 사줄 때는 아이가 입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취미에 맞게 사준 다.
장난감은 그 아이의 나이나 수준에 맞거나 말거나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은 무조건 다 사준다.

공부를 시키는 목적이 남에게 봉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자기 실현도 하고 공동선을 위하 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곳에 취직이 되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을 경쟁자로 몰아 간다.
자기가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자녀를 통해 한을 풀려고 한 다. 어머니 자신이 여자이면서도 아들을 선호한다.
식당에 가서 아이들이 떠드는 것을 제지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개성은 생각하지 않고 축에 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모든 생활을 어 머니가 원하는 대로 끌어간다.

이제는 정말 이런 상황에서 좀 벗어나자!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주자. 엄마의 품안에 아이를 끼고 있지 말고 오히려 낯선 사람과 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아이의 성격을 관찰하여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고, 화를 잘내는 아이에게는 평정을 찾도록 도와준 다. 자랑을 잘 하는 아이에게는 주위에서 받은 은총에 대해 감사하도록 도운다. 실패를 두려워 하는 아이는 신실하게 살면서 자신을 얻도록 해주고 시기심이 많은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의 재주 도 인정하며 불안해하지 않도록 침착성을 키워준다. 공포심에 자주 사로 잡히는 아이에게는 용기 를 불어 넣어준다. 잘난체 잘 하는 아이에게는 소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게으른 아 이에게는 근면한 생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기 위해 여러 가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엄마가 아이의 몫을 담당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의 모든 문제를 어머니가 다 풀어주는 그 아이의 장래를 한번 생각해 보자. 어른이 되어 세계의 경쟁력에 내던져 질 때 실패를 할 것은 뻔한 일이 아닌가?

선진국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가 하는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듣고 있지 않는가? 그들은 아 이가 넘어져도 엄마가 일으켜 주는 것보다 그 아이가 일어 설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그림을 그 릴 때도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을 그리도록 해 준 다. 독특한 그림이 나오면 칭찬을 해준다. 공동체 생활을 할 때면 자기만 생각하는 것 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도록 이야기 해 준다. 공동체나 사회가 잘 되어야 개인의 삶도 잘 살게 된다는 것을 일찍부터 가르치고 있다.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만큼 의무도 행하도록 돕고 규칙을 어겼을 때 에는 무거운 벌이 있음을 알게 해주고 있다

21C에는 독특한 일이 인정을 받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사는 것도 병행을 해야만 그 독특성이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흐름이나 진행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억누르지 않고도 자기의 자유를 마음 껏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 모두가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이 사랑 과 평화가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머니들의 의식과 생활방식이 바뀌어져야 한다. 어머니들이여! 아 이들을 위하는 방법을 바꾸어 봅시다. 이젠!


* 윤명선 원장(공동체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