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선
나라가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건강해야 하고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바른 교 육이 있어야 한다. 입시 경쟁 때문에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대안 으로 다솜학교는 학부모들이 모여서 인격 교육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전문직에 몸을 담 고 있는 아버지들과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들 여럿이 모여, 우리 아이들이 학교 교육 과정에 서 공동체성을 배우지 못하는 현실을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올바른 교육에 대한 개념 정리 도 하고 프로그램도 짜고, 거기에 필요한 경제적인 문제들도 함께 해결해 가며 올바른 교육 을 우리들이 가꾸어 보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시작했다. .
80년대에는 매 주일 오후에 다솜학교를 위한 회의를 했는데, 회의 시간이 보통 대 여섯 시간은 걸렸다. 무슨 얘기가 그리도 많았던지... 자살을 하는 청소년들 때문에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집 나간 아들 때문에 고민을 하기도 하였다. 여름, 겨울 방학 때는 캠프를 열면서 평화에 대해서, 애국심에 대해서, 환경에 대해 서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대화, 토론, 연극, 도자기 만들기 등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뒹굴면서 지냈다.
90년대에는 차츰차츰 어머니들이 교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획일적인 학교 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잘 못하는 아이, 너무 한 방면에만 관심이 뛰어나 문 제가 생기는 아이, 너무 나서지 않아서 답답한 아이, 등의 어머니들이 팔을 걷었다. 그러면 서 어머니들은 내 아이와 함께 다른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사랑할 때 내 아이도 건전해 진 다는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3박4일 캠프를 할 때에는 어머니들이 모두 교사의 자격으 로 함께 떠난다. 내 아이가 끼어있는 곳에서 교사를 한다는 부담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프 로그램을 마친 후에 가지는 교사 평가회 때에는 또 하나의 교사 교육이 시작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간섭하지 않아도 될 문제를 자신도 모르게 건드릴 때, 내 아이에게만 관심이 많아 질 때, 자기가 맡은 작은 공동체 학생에게 관심이 적어질 때, 이럴 땐 서로에게 지적을 받기 도 한다. 모자라는 교사의 인격 때문에 일을 준비하고 정리하는 평가회 시간에 서로 상처를 주고 받아 울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은 아이들을 건전한 인격체로 키우겠다는 일념 앞에서는 극복해 낼 수 있는 작은 것이 되곤 했다. 그러다 보니 교사끼리의 사랑과 이 해는 점점 더 넓어지고 깊어져만 갔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하는 바른교육에 대한 우리 자녀들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져 가는 것을 느끼며, 교사를 한다는데 대한 자부심도 커지고 있다. 에니어그램을 다솜학교 교육 내용으로 삼고 부터는 부모 자녀간의 관계 속에 서 생기는 문제들을 성격의 특성을 살피는 것을 중심으로 풀기 때문에 문제 해결의 정확함 은 물론 문제 해결이 쉬워지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들이 중요하게 발견한 것은 어른인 교사들보다도 어린이들이 자기의 에니어그램을 더 깊이 알고 자기 자신과의 씨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 바른 교육을 하면 어린이들은 변하는구나! " 다솜학교 교사들은 이 진리를 발견하고 행복해 하고 있다. 80년대 학생이었던 청년들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으 로서 살고 있고, 90년대 초등학교 어린이였던 지금의 대학생들은 후에 다솜학교 교사가 될 것을 꿈꾸며 열심히 지내고 있다.
입시 경쟁 때문에 학원에만 다니면서 프린트 물을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딴다고 하자. 우리 나라, 외국, 할 것 없이 일류 학교에 입학하여 좋은 졸업장을 딴다고 하자. 그 속 에서 과연 함께 나누며 어우려져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을까? 공동체성을 키우면서 자란 아이와 자기 성적, 자기 명예만을 더 높이며 자라온 아이.. 이후에 그들이 어른이 되어서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나는 오늘 이 나라를 튼튼히 세우며 세계인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겸손을 겸한 자신 감을 가지고 살아갈 다솜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고싶다.
* 윤명선 원장(공동체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