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cle B. 수난절 셋째 주일 (2003. 3. 23)
<찬 송>
갈보리산 위에 (135장)
1. 갈보리 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험한 십자가를 내가 사랑함은
주가 보혈을 흘림일세
(후렴)
최후승리를 얻기까지 주의십자가 사랑하리
빛난면류관 받기까지 험한십자가 붙들겠네
2. 멸시함을 받은 주의 십자가에
나의 마음이 끌리도다
귀한 어린양이 영광 다 버리고
험한 십자가 지셨도다
3. 험한 십자가에 주가 흘린 피를
믿는 맘으로 바라보니
나를 용서하고 내 죄 사하시려
주가 흘리신 보혈일세
4. 주가 예비하신 나의 본향집에
나를 부르실 그 날까지
험한 십자가를 항상 달게 지고
내가 죽도록 충성하리
<기 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게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 은총과 사랑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함으로써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 주님과 친교하는 사람들이 더불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이루게 하심을 또한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구원받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일에 소홀하거나 무관심하면 우리는 맹목적 신앙이나 관념적 신앙에 깊이 빠져 들 수밖에 없는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성령의 도우심과 감화 감동의 은총을 덧입어 우리의 친교가 확실하고도 성숙한 삶의 현실로 이어지게 축복하소서.
거룩하신 하나님, 믿음이 적고 우둔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복된 삶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십시오. 우리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뜻을 깊이 깨닫고 우리도 십자가의 고난에 동참함으로써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스스로 체험할 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 늘 이어받고 거기에 힘입어 살아가게 도와 주십시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 말씀의 나눔
고린도전서 1 : 22 - 25
22 유대 사람은 표적을 구하고, 그리스 사람은 지혜를 찾으나, 23 우리는 그리스도를 전하되, 십자가에 달리신 분으로 전합니다. 이것은 유대 사람에게는 거리낌이고, 이방 사람에게는 어리석음이지만, 24 부르심을 받은 사람에게
는, 유대 사람에게나 그리스 사람에게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의 지혜보다 더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함이 사람의 강함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 표준새번역>
<해 설>
오늘의 본문은 위대한 패러독스(역설)이며 동시에 바울이 복음의 진수를 가장 훌륭한 금언처럼 표현하는 대목입니다.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과 그 밖의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분인가를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밝혀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체험을 통하여 아는 사람에게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입니다. 그러나 기적(징조)을 구하거나 지혜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가 걸림돌(스캔들)이 되거나 어리석음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대인들이나 그리스인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기적을 구하고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우선 자신들의 요구나 생각에 맞추어 자신을 계시하기를 요청하는 데 문제가 있고, 하나님을 인간의 생각이나 개념에 끌어다 맞추며 환원시키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기적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먼저 하나님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의 은총과 능력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얼핏보면 종교적인 듯 하지만 따지고 보면 회의적이고 이기적인 것이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대인들이 메시야를 기다린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치 지도자를 찾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인들이 지혜를 찾는 것은 영지주의적 지혜를 구하면서 사이비 지혜를 구하며, 인간의 사변적인 노력의 결과를 온전한 지혜인 것처럼 찾는 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기적을 구하며 종교적인 것 같으나 하나님께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이 유대인들의 문제라면, 지혜를 찾으면서 비종교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묶여 있는 것이 그리스인들의 문제라 할 것입니다. 결국은 양쪽이 다 하나님을 배반하는 데는 똑같이 잘못이 있습니다.
요컨대 사람이 온전해지고 구원을 받는 것은 인간의 지혜나 강한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받고 고통을 당하더라도 참고 또 참으며 사랑으로 용서하고 끌어안을 때에만 가능한 것임을 재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리스도만이 이 진리를 계시하시고 증거하시는 분입니다.
<공동연구>
1. 본문을 각기 다른 번역으로 비교하며 낭독하십시오.
2. 각자가 개인적으로 눈을 감고 명상하십시오.
3. 기적을 요구하거나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어떤 모습으로 나타납니까?
4. 당신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어떻게 선포합니까?
5.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거나 어리석음으로 느껴지는 것은 무엇을 두고 한 말일까요?
6.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리스도가 여러분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가 되십니까?
3. 사랑의 나눔
<찬 송>
어둔밤 마음에 잠겨 (261장)
1. 어둔 밤 마음에 잠겨 역사에 어둠 짙었을 때에
계명성 동쪽에 밝아 이 나라 여명이 왔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빛 속에 새롭다
이 빛 삶 속에 얽혀 이 땅에 생명탑 놓아간다
2. 옥토에 뿌리는 깊어 하늘로 줄기가지 솟을 때
가지 잎 억만을 헤어 그 열매 만민이 산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일꾼을 부른다
하늘 씨앗이 되어 역사의 생명을 이어가리
3. 맑은 샘 줄기 용솟아 거치른 땅에 흘러 적실 때
기름진 푸른 벌판이 눈 앞에 활짝 트인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새 하늘 새 땅아
길이 꺼지지 않는 인류의 횃불 되어 타거라
<봉 헌>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며 상처받으면서도 치유하는 사람이 되려는 결단으로 봉헌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중보기도> :
중보기도후 인도자의 폐회기도로 마무리합니다
4. 생활 나눔 및 사귐
지난 한 주일동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신앙적 성찰의 시간을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