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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말할 것보다도 들을 것이 더 많은 '새파란'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많은 공동체 식구들과 목사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목이 성하였더라면 좀더 화끈하게 열린 대화의 장을 펼쳐 나갔을 텐데, 잔뜩 쉰 음성으로 버벅댄 것 같아 송구하기 짝이 없습니다.
부족한 저를 불러주신 것 자체가 공동체성서연구의 '혁명성'을 실체로 보여준 사건이었음을 감사하게 고백하면서, 다시 한번 김영운 목사님과 노성철 목사님,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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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물음 하나가 있습니다.
이지적인 흰머리가 돋보였던 권 목사님으로 기억되는데요,
오늘날 우리가 십자가를 꽂아야할 골고다 문화가 뭐라고 생각되느냐는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답변 하나가 딱히 있었는데, 그걸 그만 집어삼키며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저는 비겁한 사람인가 봅니다.
우선 한국교회 안을 보면, (원고에 나와 있듯이)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지요. 그 문제에 대해 우리 공동체 식구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견해를 끌어내어 어떤 경로로든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렇게 딱히 두드러지는 골고다 문화의 흔적들이 가끔 있지요. 그걸 잡아낼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하거니와, 잡아내고는 일치된 목소리로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니, 그건 또 교회개혁열린포럼에서 해야할 일이 아닌가, 공동체성서연구와 포럼의 상관성은 어떻게 되나하는 물음들이 튀어나와서, 전체도 파악하지 못하는 주제에 괜히 떠들지 말자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진게지요.(역시 생각이 많으면 몸이 둔한가 봐요.)
다음으로 교회 밖에서는 다양한 골고다 문화의 양상들 가운데 어느 하나에 맞서 싸울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그 점에서 '지식노동자'로서의 신학자들 역할이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그때 첨예한 한가지 이슈를 잡아서 '바로 이 놈이다!'하고 보여주고,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합의를 얻어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생명복제 논의나 가정폭력 같은 문제들이 아주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오늘날 신학계는 철저히 아카데미즘에 빠져서 현장과의 연결고리를 잃어버렸고, 교회 역시 신학적 사유와 실천을 등한시한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즉, 우리가 신학/신앙의 이원론에 빠져 있다는 거지요.
결국, 느린 걸음이지만 분명한 변혁과 진보를 향하여 함께 걸어갈 때, 우리에게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 길의 동행자로서, 한 사람의 '지식노동자'로서 저 역시 제가 선 자리에서 부지런히 종종걸음을 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어요.
한 하늘을 이고 있어 든든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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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23 15:21: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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