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성서연구

햇순, 공동체성서연구


	9 / 2018	목차 (2018년 9월호, 제271호) :햇순:을 읽고.. / 편지로 띄우는 말씀 / 공동체성서연구자료 / 성서난해구 해설 오늘을 바라보며 / 말씀과 삶의 뜨락 / 손바닥 동화 / 강정규 동시 실험교실 / 성서연대 / 공동체소식

문이령손바닥동화(15)

고양이엄마

문 이 령

동화작가,
아동복지교사,
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지도를 한다.

종일 비가 내렸다.
문화원에서 영화를 보고 나왔다.
밤에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노오란색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가 급히 길을 건너고 있었다.
“웬 고양이가…”
고양이는 차 밑으로 들어갔다. 그 앞에 고양이 급식소가 있었다.
우비를 쓴 아주머니가 자전거 짐칸에서 사료를 꺼내주고 있었다.
생선통조림통을 따서 접시에 담아주면서 말했다.
“비 오는데 왜 나왔어!”
걱정하는 엄마가 아기한테 하는 말 같았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내가 물었다.
“저 녀석이 밥 주러 온 걸 아나 봐요.”
“네 알아요.”
“오래전에도 강아지 산책시키며 뵌 적이 있는데 몇 년이나 이 일을 하셨어요.”
“7년째요.”
“천국에 가시면 고양이들이 마중 나오겠네요.”
“고맙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또 다른 곳을 향하여 바삐 움직이는 것 같았다.
자전거 뒤에는 물 몇 병과 사료부대가 실려 있었다.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
예수님 말씀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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