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답답 님께,

참 답답하셨겠습니다. 원문에서는 쉬운데 그것을 문자대로 번역해 놓으면 어려운 그런 본문이 있긴 합니다. 그런 경우는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욥기 10:10 같은 것은 히브리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살짝” 가려진 표현입니다. 욥기 저자가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태아 胎兒 생성 生成 은유 隱喩를 사용한 경우입니다. 결코 독자가 알 수 없도록 독자를 골탕 먹일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아주 인상적으로, 태아 胎兒가 자궁 子宮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좀 언뜻 쉽게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귀하께서 [개역]과 [공역]과 [새번역]의 욥 10;10을 다 비판하셨는데, 저도 귀하와 같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귀하께서 올바른 이해에 거의 접근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사람 만드시는 것을 우유로 치즈(엉긴 젖) 만드는 것에 비유하는 것입니까?’ 바로 이 말입니다. 액체 液體인 우유가 엉겨서 치즈 모양으로 응결 凝結 혹은 응고 凝固 되지요? 바로 이겁니다. 벌써 짐작이 되시지요?

[개역]이나 [개정]이 ‘주께서 나를 빚으실 때 젖을 쏟게 하셨고, 그것이 치즈처럼 엉기게 하지 아니하셨나이까’라고, 이 정도로만 번역했더라도 아마 귀하께서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겁니다. 이것을 만일 ‘주께서 나를 빚으실 때 내 아비로 하여금 정액을 쏟게 하셨고, 내 어미가 그것을 자궁에 받아 태아가 되게 하셨다.’라고 하면 너무 외설적 猥褻的이지요? 문학적이지도 않고요. 그러고 보니 ??새번역??의 ‘주님께서 내 아버지에게 힘을 주셔서, 나를 낳게 하시고,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고 젖을 물리게 하셨습니다.’는 고심한 흔적이 많습니다만 좀 평범하네요. 영어 번역들도 별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KJV나 ASV 같은 문자적 번역은 우리의 ??개역??과 같습니다만, TEV, CEV 같은 것은 다음과 같이 번역했네요.

“주님께서는 제 아비에게 힘을 주셔서 저를 낳게 하시고
제 어미의 자궁에서 제가 자라게 하셨습니다.”1)
“치즈가 우유에서 만들어 지듯,
주께서는 작은 방울 하나로 저를 창조하셨습니다.”2)

[개역] 욥기 10:9-11을 다음과 같이 한 번 번역해 볼까요?

9 기억하옵소서, 주님.
주께서 진흙을 빚듯이 몸소 이 몸을 지으셨거늘
어찌하여 주께서는
저를 다시 티끌로 돌려보내려
하시나이까
10 주께서 제 아비로 씨앗 심게 하시고
제 어미로 그것 품게 하여
저를 빚지 아니하셨나이까
11 주께서 제 몸에 뼈와 힘줄 만드시고
제 몸을 근육과 피부로 덧입히셨나이다 (욥 10:9-11 사역)

민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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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ou gave my father strength to beget me; you made me grow in my mother's womb.”(TEV Job 10:10)
2) “As cheese is made from milk, you created my body from a tiny drop.”(CEV Job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