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했던 시대에는 빈곤층을 실업자로 대표되었고 이들은 미래에는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노동자이기 때문에 돌볼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며 가능한 한 노동력을 줄이는 대신 생산성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인 지금은 빈곤층은 잠재적 노동자가 아니라 쓸모없는 잉여인간으로 취급된다고 합니다. 또한 현대사회는 소비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빈곤층을 실업자가 아니라 비 非소비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빈곤층을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배제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가난한 아이들은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에서 보듯 예전에는 가난한 부모 아래서 자랄지라도 개인이 똑똑하고 능력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랩니다. 가난한 아이들은 아무리 개인이 뛰어나도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예전에 비해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오늘 가난한 아이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겹고 불안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가난한 아이들의 절망과 불안을 외면한 채 소수만이 누리는 평화는 오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난한 아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그리고 가난한 아이들을 우리사회가 돌보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그들이 행복할 수 있을 때 우리 모두는 더 큰 평화를 누릴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다가옵니다. 겨울은 가난한 아이들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계절입니다. 힘겨운 것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사회복지 시설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평화를 누릴 수 있기 위해서 가난한 아이들이 힘겨울 겨울에 우리 사회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빕니다. (박경양, 평화의교회 담임목사,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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