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동체연대의 월요성서 멤버인 장철봉이가 장가를 갔다.

그는 장가를 가면서 동시에 전도도 하였다. 같은 회사에서 어여쁜 남녘처녀인 소연이랑 눈이 맞은 것이다. 철봉이는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자기 여자 친구를 교회로 데리고 왔고, 작은교회 식구들은 모두 흥분(?) 하면서 그 색시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물론 모두들 서로에게 눈짓을 하면서 “참, 괜찮지!”를 서로에게 보내어주었다.

주례를 하신 김영운 목사는 ‘남누리 북누리’의 잔치를 선언하였다.

철봉이는 7년 전에 북에서 남으로 이주해왔다. 최근에는 거의가 가족이 같이 오지만 그는 달랑 혼자이다. 나는 그를 남북통합을 준비하는 모임에서 만났다. 마침 같은 소그룹이 되어 가까이 만났는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한 식구로 지낸다.

공동체문화원에서 남북통합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하였다. 다솜학교에서는 북에서 이주해온 어린이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고, 캠프도 같이하였다. 그리고 어른들은 울산 YWCA와 함께 이야기마당을 펼치기도 하였다.

서울에서 어른 아이 남녀노소 구별 없이 40여명이 함께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갔다. 그들을 돌보는 형사들도 함께. 오고가는 길에서 버스 속 영성수련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강의도 하고, 자기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남녘에서의 삶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울산에서는 그곳의 시민들, 공무원들, 시민운동가들, 교인들, 기자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남북을 서로 알려주는 이야기나, 통일이나, 통합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울산 YWCA에서는 울산 시장남의 점심초대, 현대중공업의 숙박준비, 현대백화점의 선물들을 준비해 놓고 우리를 반겼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울산 YWCA회원들의 따듯한 사랑으로 우리를 감싸준 것은 너무나 고마워 지금도 표현할 말이 없다.

이희호 장로님이 영부인으로 계실 때 탈북이주민들을 해마다 청와대로 초대해주어 남녘의 따듯한 사랑을 부어주셨다. YWCA연합회에서는 장철봉을 위해 해마다 위원들이 편지를 써 주기도 하고 선물도 주면서 그가 탈 없이 잘 정착하기를 뒤에서 기도하곤 하였다. 한때는 그가 여러가지 어려움을 당하여, 가슴이 찢어질 때 분노하고, 불평을 얘기할 때에 ‘Y회원들의 감싸안음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때는 철봉이가 대전에서 식당을 하였는데 모든 것을 다 잃고 서울로 다시 올라왔다. 그 때 월요성서의 양영일 집사는 그가 머물 방값을 대어 주었고, 킹더마이저 신학교에서는 그를 학생으로 받아주고, 그곳의 김연심 집사 이하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돌봄이 있었고, 소롭티미스트 남산클럽에서는 장학금을 대어 주었다. 이곳저곳 교회와 가톨릭신자들도 철봉이를 향한 끊임없는 사랑을 베풀어주고 있다. 작은교회 교인들은 그가 돈이 필요할 때 각자가 성의껏 내어 놓았다. 지금은 일천만원이라는 돈을 모두 갚았다. 작은교회 교인들은 거의가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시민운동가의 봉급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모두가 철봉이가 내 형제이기 때문에 철봉이의 필요에 1초의 기다림도 필요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철봉이 자신도 믿음을 얻고 노력하였고, 주위의 사람들이 함께 하여 ‘남누리 북누리’ 결혼식까지 하며 그는 완전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결혼식 내내 마음이 아팠다. 북에 있는 식구들 생각 때문이다. 빨리 통일이 되어서 만나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정신차리고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나라를 위한 기도를 늘 해야 할 것이며,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마음으로 남북백성들이 어우러져 사는 사랑을 연습을 해야 할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할 것을 기대해 본다.

그는 올해는 작은교회의 집사로 봉사할 것이며, 어린이를 사랑하는 삼촌으로서, 오빠로, 형으로, 아들로,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나는 그가 예사 사람인 아닌 것을 안다. 죽음을 넘어 왜 한국 땅으로 보내졌을까? 요셉이 애굽에서 한 일을 떠올려본다. 통일을 준비하며, 통일된 한국에서 하나님이 내리신 소명을 감당할 것을 기대해 본다. 탈북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때에 우리는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살아 주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에게 또 하나의 지역갈등을 겪게 해주는 아픔을 물려줄 수도 있다. 남에서 살았건 북에서 살았건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안에서 한 자녀임을 철봉이의 결혼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껴본다.

햇순줍기 종교적인 욕구(본능)로 예수를 믿는다고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예수가 보여줬던 방식의 삶은 살지를 않는다. ‘하나님에 대한 건망증’ 때문에 죄를 짓고 믿음이 거짓스러울 수도 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심은 다 내려놓고 자기를 부정을 통하여 가능했다. 만일 안 내려놓았다면 천군 천사를 불러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들을 심판하고 멸하였으리라. 나와 내 복음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가족까지 버려라. 자기 부정이 안되면 감당할 수 없는 길이다. 진정으로 사람과 구원의 선포이다. 낙원에 들어갈 만큼 내려놓을 것 내려놓고 비울 것 비워야 들어갈 수 있다. 우리의 이런 노력에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철저하게 결단할 수 있다. 2004. 11. 15일 누가복음 23 : 35 - 43을 본문으로 나눈 말씀 중에서